[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파울로 벤투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에 또 변화가 있을까? 6월 2연전을 앞둔 벤투 감독은 일단 손흥민을 “측면이나 중앙 모두 쓸 수 있다”면서 의중을 확실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전반부터 뛸 가능성이 높지만 선발 구성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뛰었던 2선 측면-중앙 또는 최전방까지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7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호주 대표팀과 A매치 친선경기를 치른다. 지난 3월 볼리비아,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했던 한국은 호주전에서 A매치 3연승 달성에 도전한다.

호주-이란전을 앞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손흥민의 출전 여부였다. 2018-19 시즌을 전후로 소속팀인 토트넘부터 대표팀 일정까지 빠듯하게 소화했기 때문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차출됐고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하면서 손흥민에게 휴식을 줘야한다는 여론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구상 핵심인 손흥민의 차출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벤투 감독은 명단발표 후 “소집된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 어떤 것이 최선인지 보고 판단할 것”이라는 말로 손흥민도 예외 없이 뛸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손흥민이 뛰게 됨에 따라 그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벤투 감독은 부임 직후 주 포지션인 2선 측면으로 기용했고 이후 상황에 따라 손흥민에게 다양한 역할을 맡기며 최적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벤투 감독의 첫 메이저 대회였던 아시안컵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겼다. 손흥민에 대한 체력적인 부분에 우려가 있었고 기성용이 대회 도중 낙마하면서 결정한 사항이었다. 이타적인 부분에 대한 찬사도 있었지만 세계를 통틀어 놓고 보아도 최고의 공격성을 가진 손흥민을 그렇게 활용하는 것이 낭비라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확실한 공격 조합을 찾지 못한 벤투호는 카타르에 일격을 당하며 8강전에서 짐을 싸야만 했다.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던 벤투 감독이 이후 고민에 빠졌던 이유다. 벤투 감독은 3월 볼리비아-콜롬비아전 전까지 고심했고 결국 손흥민을 최전방에 놓는 투톱 전술을 가동했다.

이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손흥민은 전방에 위치하면서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 치중할 수 있었다. 손흥민의 스피드와 개인 기술을 잘 알고 있는 상대 수비수들은 고전했고 A대표팀 동료들에게 공간이 생겨났다. 손흥민은 A매치 무득점 고리를 끊어내기도 했다.

결정력의 아쉬움 때문에 많은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2연승으로 3월 2연전을 마치며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수확을 거뒀다.

이번 6월 2연전 역시 손흥민의 최전방 기용 가능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 손흥민이 A대표팀에 이어 토트넘에서도 해리 케인이 빠지면서 차지한 최전방 자리에서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다만 벤투 감독은 아직까지 확실한 의중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통해 “손흥민 같은 경우 워낙 자신의 특징이 우리에게 해답을 줄 수 있는 선수라서 활용 가치가 높다. 최전방, 가짜 9번, 윙어 등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다. 각 경기마다 전략을 놓고 이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겠다”라는 알쏭달쏭한 답변을 내놓았다.

경기 전날까지도 “손흥민의 포지션은 내일 정하겠다. 그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측면이나 중앙 어디에든 쓸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손흥민 역시 A대표팀 합류 이후 “센터백이라도 서야 하지 않겠나. 감독님께서 내가 가장 잘 뛸 수 있는 자리를 결정하실 것 같다. 나는 동료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어느 포지션이든 자신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가장 잘 뛰었던 최전방으로 기용할지, 다른 자리에서 뛰게 할지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3달 앞으로 다가온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전 마지막 실험 기회이기 때문이다.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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