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약 10여 년 전 리오 퍼디난드와 맨유의 데이비드 길 CEO 사이에서 오간 대화가 눈길을 끈다.

영국의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5일 “2008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퍼디난드와 길 CEO의 일화는 현재 맨유 선수단에게 교훈을 준다”면서 당시의 이야기를 전했다.

때는 2008년 초여름, 2007-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직후의 상황이다. 퍼디난드가 주장으로 활약하던 맨유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첼시를 꺾고 10년 만에 유럽 정상에 올랐다.

퍼디난드는 이날을 돌이켜보며 “모스크바의 연회장을 빌려 우승 축하 파티를 열었던 기억이 난다. 선수단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모두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데이비드 길 CEO와 카를로스 케이로스 수석 코치가 선수들에게 다가와 우승을 축하해줬다. 내가 그들을 만나 처음 했던 말은 ‘다음 시즌 누구 영입할 거야? 파티를 즐기기 전에 그걸 꼭 알고 싶어. 그래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였다“고 회상했다.

우승 파티 당일에 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퍼디난드는 그만큼 간절했다. 그토록 바라던 유럽 최정상에 올랐음에도 바로 그날부터 다음 시즌 선수 보강을 요구한 것이다.

퍼디난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단 한 번에 그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다음에 시즌에 또 다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갔고, 리그에서는 3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간절한 선수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퍼디난드의 이 발언이 현재 맨유 선수단에게 큰 교훈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구단 경영진과 선수단이 이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만약 지금 크리스 스몰링과 필 존스가 에드 우드워드 부사장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떨까?”라면서 현재 상황에선 불가능한 일로 봤다.

끝으로 “다음 시즌 맨유의 부활을 위해서는 퍼디난드와 같은 마인드가 필요하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결단 있는 선택이 팀에 도움을 줄 것이다. 지금의 맨유는 과거의 영광을 돌이켜보며 교훈을 얻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왼쪽)과 데이비드 길 전 CEO(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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