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아스널 레전드 이안 라이트가 유럽축구연맹(UEFA)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아르메니아 국적의 헨릭 미키타리안이 정치적 이유로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이트는 UEFA가 미키타리안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2018-19 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다른 어떤 때보다 흥행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췄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팀이자 런던 연고의 라이벌인 아스널과 첼시가 맞붙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팬덤이 두텁기로 유명한 두 팀이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되면서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모으게 됐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결승전 개최지와 아스널의 미키타리안의 출전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UEFA가 이번 시즌 결승전 개최지로 ‘변방’ 아제르바이잔에 위치한 바쿠를 선정한 것이 화근이었다.

런던의 두 팀이 머나먼 아제르바이잔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부터 지나치게 비싼 티켓 값 등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애초부터 유치하기 쉽지 않고 수용 능력이 떨어지는 곳을 결승전 무대로 삼은 UEFA의 판단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진 이유다.

여기에 미키타리안의 출전 이슈까지 등장했다. 미키타리안이 아제르바이잔과 외교 마찰을 빚고 있는 아르메니아 국적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분쟁 중인 상황이다. 이에 미키타리안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UEFA와 아제르바이잔 측은 미키타리안이 문제 없이 뛸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아스널의 결정은 그와 달랐다. 아스널 측은 미키타리안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과도 상의를 한 끝에 결승전 결장을 확정짓게 됐다.

미키타리안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달려있는 중요한 경기에서 뛰지 못하게 되자 아스널의 전설 라이트도 불만을 나타냈다. 라이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말로 UEFA의 망신이자 불명예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게 만들었는가?”라고 반문하며 “(미키타리안에게 안전을 보장했다는 UEFA의) 모든 것이 입에 발린 말이었다. 당신들(UEFA)은 실상 팬들이나 선수들을 신경 쓰지도 않겠지!”라는 말로 분노를 표출했다.

라이트의 뒤를 이어 아스널 팬들도 공세에 나섰다. “멍청한 UEFA, 이번 일은 정말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는 반응이나 “어떤 프로 축구 선수도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라는 종류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경기가 열리기까지 일주일도 넘게 남았지만 벌써부터 유로파리그 결승전 개최지를 선정한 UEFA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여러 가지 조건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결승전 개최지를 선정한 대가다. 

사진= 게티이미지, 이안 라이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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