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윤효용 기자= ‘챔피언스리그 결승 MVP, 처분 대상 1순위, 호날두 대체자, 주급 도둑...’

이 모든 것들에 해당되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가레스 베일이다.

베일은 불과 1년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후반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레알의 UCL 3연패를 이끌었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던 베일은 이제 없다. 베일의 잦은 부상은 결국 기량 하락으로 이어졌고, 경기 출전은커녕 구단의 골칫거리가 됐다. 레알은 베일을 처분하고 싶어하지만 다른 팀들도 높을 주급을 요구하는 베일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제 베일은 유럽 어디에서도 원하지 않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임팩트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때, 베일은 호날두의 대체자로 거론되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힘과 속도, 베일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무기

베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피드’다. 베일은 스피드를 무기로 하는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여기에 베일은 힘으로 ‘가속력’을 더한다.

전 리버풀 선수이자 BBC 축구 평론가인 마크 로렌스는 “베일은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이것만이 아니다. 베일은 달리면서 한 번 더 질주할 수 있는 가속력을 가졌다. 이것이 그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베일은 엄청난 스피드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먼저 지난 2010년 인터 밀란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당시 최고의 풀백 중 한 명이었던 마아콘을 상대로 엄청난 스플린트를 보여주며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에도 베일은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로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2014년 바르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베일은 엄청난 스피드로 중앙선부터 돌파해 골을 성공시켰고, 이 골은 최고의 골 중 하나로 회자된다. 

베일이 달리기 시작하면 막을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 베일의 스피드는 특별했고 그 어떤 기술보다 화려했으며 위협적이었다.

베일은 스피드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베일은 호날두의 킥력에 비견될 정도로 강력한 킥력을 가지고 있다. 

베일은 토트넘 시절 풀백으로 활약할 때부터 좋은 킥력으로 강하고 빠른 크로스를 선보였다. 등번호를 11번으로 바꾼 뒤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으면서 골문을 직접 노렸고, 이 과정에서 베일의 슈팅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베일의 슈팅은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던 강력한 한 방이었다.

베일은 자신의 킥력을 프리킥으로 구현해냈다. 연습을 통해 자신의 우상이었던 호날두와 비슷한 무회전 프리킥을 구사했다. 특히, 베일이 리옹과의 유로파리그에서 보여준 강력한 프리킥 두 방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베일을 발목 잡은 것은 결국 잦은 부상

베일이 가진 킥력과 스피드, 드리블 같은 요소들은 호날두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베일이 호날두를 결코 넘을 수 없었던 이유는 부상으로 인한 잦은 결장이었다.

베일은 레알에서의 첫 시즌부터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베일이 초반 16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한 경기는 5경기뿐이었다.

또한 베일이 부상으로 제외된 경기는 무려 86경기인데, 레알 입단 후 46.6% 밖에 출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잦은 부상으로 인한 결장으로 베일의 기량도 조금씩 하락하며 이제는 벤치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베일 역시 잦은 부상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재활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보다는 골프를 치러 다니며 기대하는 팬들을 화나게 했고, 믿었던 지네딘 지단 감독까지 베일을 외면하고 말았다.

베일은 여전히 젊다. 아직 선수 생활이 많이 남았고, 반전의 기회는 언제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일이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것은 바로 베일 그 자신에 달렸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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