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대구] 이명수 기자= 대구FC는 K리그 화제의 중심이다.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시원시원한 경기력 등 다양한 호재로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대구는 마스코트의 탄생 기념일도 팬들에게 알리며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다.

대구는 지난 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의 2019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조별리그 최종전만을 남겨둔 대구는 광저우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에 성공한다.

경기 후 대구 선수들은 홈 팬 앞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즐기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후 재밌는 풍경이 펼쳐졌다. 바로 대구 마스코트 ‘리카’의 탄생 백일을 축하하는 잔치가 벌어진 것이다.

대구 구단은 경기 전 리카 탄생 백일을 축하한다며 축하 기념 떡을 돌렸다. 리카라는 존재가 마스코트인지 사람인지 헷갈리는 순간이었다. 대구 프런트는 마스코트의 기념일을 허투루 놓치지 않았고, 스토리텔링으로 연결했다.

행사를 기획한 대구 경영기획부 김홍섭 대리는 리카의 탄생 비화를 전했다. 본래 대구의 마스코트는 빅토였다. 외계인을 컨셉으로 한 빅토는 대구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문제점도 노출했다. 바로 무서운 외모였다.

김홍섭 대리는 “기본적으로 축구팀 마스코트를 살펴보면 강한 인상을 가졌다. 빅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빅토가 어린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 하면 어린이팬들이 울음을 터트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때문에 빅토를 리뉴얼하려 계획했고, 빅토와 함께할 수 있는 친구를 구상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캐릭터가 리카이다”고 소개했다.

김홍섭 대리 제공

대구 구단이 소개한 리카는 고슴도치를 컨셉으로 잡았다. 리카는 대프리카에 사는 축구공 모양의 공슴도치이며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지만 화가 나면 털을 가시처럼 만든 후 몸을 축구공 모양으로 만들어 돌진하는 습성이 있다.

고슴도치를 캐릭터로 만든 이유에 대해 김홍섭 대리는 “고슴도치가 몸을 말면 축구공처럼 변하지 않나. 대구시 상징 동물이 독수리와 수달이지만 고슴도치를 선택한 이유였다”면서 “쿠마모토현의 쿠마몬과 같은 캐릭터를 원했다. 캐릭터를 보러왔다가 축구팀에 빠지는 과정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김홍섭 대리는 “리카 백일잔치를 처음부터 기획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간에 인기를 얻으며 관심을 끌만한 소재를 찾다 직원들이 백일잔치 혹은 돌잔치를 기획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내부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이뤄졌다”면서 “리카를 대구시 거리에 자주 노출시키면서 사람처럼 이야기를 만들어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탄생 백일을 맞이한 리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리카 뱃지, 무릎 담요, 스프링 노트 등 굿즈를 출시했으며 인형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축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리카 이모티콘을 출시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한편 대구 구단은 리카 공식 인스타그램(@rica_official)도 개설했고, 또 다른 스토리텔링을 준비하고 있다.

리카는 사람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왕성하지만 자신의 가시 때문에 사람들이 다치자 상처를 받은 존재이다. 공으로 가시를 덮은 채 ‘디팍’을 돌아다니다 기존 캐릭터인 빅토를 만나고, 빅토가 ‘디팍’에 사람들을 많이 몰고 와 행복한 상태라는 내용이다.

김홍섭 대리는 “리카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한 작업을 많이 한다. 이런 스토리를 팬들에게 노출 할 예정이다”고 귀띔했다.

실제 대구는 리카를 활용해 거리 홈경기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팬들에게 리카의 존재를 노출하고 있다. 백일잔치도 같은 맥락이다. 멜버른전에서 대구는 주중 경기였음에도 8천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했다. 프런트의 노력이 하나하나 쌓여 이뤄낸 결과였고, 뛰어난 성적도 뒷받침하며 이번 시즌 순항하고 있다.

사진 = 대구FC, 이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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