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스페인)가 제니트(러시아)를 꺾고 유로파리그 터줏대감의 면모를 발휘했다.

세비야는 17일 오전 4시 05분(한국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 세비야주 세비야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치러진 2014-15 UEFA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데니스 수아레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제니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힘겨운 승리였다. 이날 세비야는 최전방 가메이로를 중심으로 2선에 레예스-이보라-비달을 앞세워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생각만큼 제니트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28분 리아잔체프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짧은 패스에 이은 측면 돌파, 크로스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소용없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음비아-수아레스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과 흐름은 비슷했다. 제니트는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간혹 역습을 펼칠 뿐이었다. 그러나 집요하게 상대 골문을 두드린 끝에 후반 27분 비달의 크로스를 바카가 헤딩골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일격을 당한 제니트는 원정에서 무승부라도 챙기기 위해 수비적으로 나섰다. 이는 세비야를 더욱 자극했다. 측면과 중앙 돌파, 과감한 중거리 슈팅까지 그야말로 맥공이었다. 그리고 후반 43분 아크 정면에서 수아레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역전의 명수다웠다. 실점해도 두 골을 넣을 수 있는 막강한 공격력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역시 세비아였다. 홈에서 33경기(27승 6무) 안방불패를 이어갔다. 라리가 양대 산맥인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조차 이곳에서 왜 힘들어 하는지, 또 이들이 왜 10시즌 동안 유로파에서 세 번이나 정상에 섰는지 제니트전을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first10@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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