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7500만 파운드(약 1,115억 원)가 아깝지 않았다. 월드클래스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가 엄청난 판단력으로 리버풀의 승리를 이끌었고, 한 순간의 판단이 승부를 결정했다.

리버풀은 1일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서 열린 토트넘과 2018-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리버풀(승점 79)은 선두를 탈환했고, 토트넘(승점 61)은 3위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EPL 상위권 판도를 흔들 한판의 승자는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은 마네, 피르미누, 살라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투입해 승리를 노렸고, 토트넘은 케인과 모우라를 공격진에 내세우는 한편 손흥민을 벤치에 두며 후반을 대비했다.

경기는 매우 치열했고, 긴박감이 넘쳤다. 토트넘이 경기 초반을 잘 풀었지만 리버풀의 공격력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리버풀이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며 리드를 잡았다. 전반 16분 피르미누를 토트넘의 수비진이 놓쳤고, 로버트슨의 크로스가 정확하게 피르미누의 머리로 배달되며 골로 연결됐다.

리버풀이 선제골을 기록하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손흥민이었다. 후반 24분 토트넘은 산체스를 불러들이고 손흥민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손흥민의 투입과 동시에 골이 터졌다. 후반 25분 손흥민이 리버풀 수비를 이끌었고 빈 공간을 파고든 모우라가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투입되자 흐름이 바뀌었다. 결정적인 찬스도 만들어졌다. 후반 40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간결한 패스를 내줬고, 이것을 시소코가 잡아 빠르게 침투했다. 이때 리버풀의 수비는 반 다이크가 유일했지만 반 다이크가 기가 막힌 위치 선정으로 손흥민을 견제했고, 결국 시소코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허망하게 크로스바를 넘겼다.

반 다이크의 엄청난 판단력이었다. 반 다이크는 시소코의 왼발 슈팅이 좋지 않다는 판단과 함께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되면 더 위험하다는 판단을 순간적으로 해냈다. 경기 후 반 다이크는 “시소코의 슈팅은 알고 있었고, 손흥민은 그런 상황에서 평범하게 골을 넣는다. 이것이 내가 그렇게 수비를 한 이유다”면서 웃었다.

최고의 판단이었다. 반 다이크는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수비수 최고 이적료인 7,5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사우샘프턴을 떠나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과도한 지출'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반 다이크는 리버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당당하게 실력으로 비난을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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