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파주] 신명기 기자= 평가전이지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 벌어진다. 이번에 만날 상대가 A대표팀과 악연이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콜롬비아이기 때문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A대표팀과 있었던 악연뿐만 아니라 파울루 벤투 감독과 사제지간으로서 맞대결을 벌인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 이슈의 분명한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볼리비아(FIFA랭킹 60위)와 치른 3월 A매치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38위)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2위)를 상대로 A매치 연승을 노린다.

콜롬비아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남미의 대표적인 강팀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라다멜 팔카오, 예리 미나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이 안방에 온다는 사실도 화제가 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그들의 감독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지난달 콜롬비아 사령탑에 오른 케이로스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포르투갈 국적의 케이로스 감독은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추앙받는 알렉스 퍼거슨 경을 보좌하는 코치 역할을 하면서 이름을 알린 케이스다. 이미 그 전에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정상에 오르면서 포르투갈에서는 준비된 지도자로 불렸다.

맨유를 떠난 뒤 행보가 흥미롭다.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직을 맡기도 했던 그는 포르투갈 대표팀에 이어 이란에 부임하면서 한국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게 됐다. 아무래도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안컵 등 굵직한 대회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것을 감안하면 케이로스의 이란 부임은 한국에게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생각보다 더 케이로스 감독에게 고전했던 A대표팀이다. 한국을 상대로 5번 싸워 4승 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그중 최강희 감독이 팀을 맡았던 시절 ‘주먹 감자’ 사건을 일으키면서 한국 팬들에게는 미움을 샀다.

그런 그가 다시 한국 땅을 밟는다. 이번에는 콜롬비아 사령탑으로서 방문하게 된다. 한국과 악연이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벤투 감독과는 특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벤투 감독이 먼저 이야기했다. 벤투 감독은 콜롬비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승’인 케이로스 감독과 인연을 회상했다. 먼저 케이로스 감독이 포르투갈 대표팀 코치로 있었을 당시 벤투 감독이 데뷔를 했던 기억이었다. 또한 스포르팅 리스본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 벤투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에서 코치 역할을 하던 케이로스 감독과 조우한 바 있다. 같은 국적의 선후배, 혹은 사제지간으로서 많은 것들을 공유했던 그들이다.

우선 벤투-케이로스 감독 모두 과거의 악연에 대해서는 열기를 식히는 분위기다. 벤투 감독은 “과거 일은 덮고 내일 보여드릴 경기력과 결과에 대해 집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케이로스 감독은 “오해와 과장이 있었다. 나는 한국을 존중한다”는 말로 화답했다.

그 문제가 어떻게 경기에 반영되든 케이로스 감독의 존재는 분명 이번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할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좋든 나쁘든 여러 인연이 모여서 경기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KFA)는 A매치 6경기 연속 매진이 예상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벤투호의 A매치 홈 5경기(코스타리카-칠레-우루과이-파나마-볼리비아전)는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 볼리비아전서도 4만 1,117명이 입장해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26일 있을 콜롬비아전 역시 매진이 유력하다. 25일 기준 5만 7,000석의 판매 대상 좌석 중 현장 판매 5,000석을 제외한 5,200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사실상 표가 없어서 구하지 못하는 팬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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