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 월드컵 티켓을 놓고 싸우던 한국과 이란이라는 ‘라이벌’ 의식이 사라진 것도 있지만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기본적으로 여유가 넘쳤고, 때로는 가벼운 농담으로 기자회견장을 주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FIFA랭킹 38위)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2위)와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22일 볼리비아를 1-0으로 제압한 한국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2연승을 노리고 있고, 강팀을 상대로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한국 대표팀과 케이로스 감독은 질긴 악연을 가지고 있다. 유독 케이로스의 이란에 약한 면모를 보였고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1무 4패). 게다가 최강희 감독이 팀을 맡았던 시절 ‘주먹 감자’ 사건으로 한국 팬들에게는 얄미운 감독으로 낙인이 찍혔다.

이런 이유로 한국 취재진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케이로스 감독은 여유 넘치는 모습과 답변으로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때 한국 미디어가 보도한 것은 조금 과장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축구협회에서도 징계를 내리지 않았는데 오해가 있었다. 저는 한국 미디어와 팬들을 존중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오해가 있었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한국을 존중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케이로스 감독은 “특별히 한국전 무패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축구를 잘하고, 이기는 것이다. 콜롬비아 선수들이 한국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 한국을 이기고 싶다기보다 축구이기 때문에 이기고 싶다. 한국 미디어와 팬들을 존중하고 있고, 도전 정신을 가지고 뛰겠다”며 좋은 경기를 약속했다.

가벼운 농담으로 기자회견장의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시절 케이로스 감독(당시는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좋은 활약을 펼쳤고, 이후에도 두 감독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이 질문에 대해 케이로스 감독은 “선생과 제자라는 말이 있는데 벤투 감독이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기 때문에 벤투 감독이 선생이라고 생각한다”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나와 벤투 감독의 역사는 깊다. 같은 팀에서 일을 했고, 좋은 동료이자, 좋은 친구다. 평생을 함께 할 친구다. 벤투 감독의 인성과 커리어를 존중한다”며 자신의 제자를 존중했고, 끝까지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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