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울산] 이현호 기자=특정 등번호에 애착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벤투호의 스트라이커 황의조는 기성용의 No.16 유니폼에 강한 애정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볼리비아(60위)를 1-0으로 제압했다. 지난 아시안컵에 뼈아픈 실패를 맛본 한국 대표팀은 이청용의 극적인 헤더골에 힘입어 볼리비아를 제압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투톱을 내세웠다. 손흥민과 지동원이 선발로 출전해 공격을 이끌었고, 기존에 주전으로 뛰던 황의조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손흥민과 지동원은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선보이며 득점을 노렸으나 좀처럼 볼리비아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결국 벤투 감독은 후반 17분 지동원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황의조는 자신만의 색깔로 벤투호의 공격에 힘을 실었다. 후반 31분에는 공중볼 경합과정에서 볼리비아 골키퍼와 크게 충돌했으나 곧바로 일어나 득점 사냥에 나섰다.

경기 종료 후 황의조는 “오래 누워있고 싶지 않았다. 팬들이 응원에 힘입어 빨리 일어났다. 통증이 있긴 했지만 참을 만했다.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넘쳤다”고 충돌 장면을 회상했다.

이어 지동원과의 스트라이커 경쟁에 대해 “벤투 감독이 각자에게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었다. 동원이형도 좋은 선수고 저 역시경쟁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 각자의 장점을 서로 습득하려고 한다. 동원이형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려고 플레이했고 저 역시 제 장점을 살리려고 했다”며 선의의 경쟁으로 동반 성장하겠다고 전했다.

황의조는 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A매치에도 출전할 전망이다. 남미 강호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27, 바이에른 뮌헨)와 라다멜 팔카오(33, AS모나코)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는 팀이다. 콜롬비아전을 앞둔 그는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이번 경기에 이어서 2연승을 원한다"고 다짐했다. 

황의조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등번호 1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그러나 이번 3월 A매치를 앞두고 16번을 받았다. 이 번호는 오랫동안 대표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아온 기성용의 등번호였다. 기성용이 지난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자 이 번호가 황의조에게 넘겨졌다.

새 등번호에 대해 황의조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성용이형이 16번을 입고 워낙 좋은 플레이를 해줬기 때문이다. 나 역시 16번을 달고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16번을 입고 활약이 좋았다. 친정팀 성남FC에서도 16번 유니폼을 입고 활약이 좋았고, 현재 감바 오사카에서도 16번으로 활약 중이다. 앞으로는 대표팀에서도 16번으로 더 좋은 활약하고 싶다”고 새로운 번호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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