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울산] 유지선 기자= “잘 가세요~ 잘 가세요~”

수요일 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 울산 현대 서포터 ‘처용전사’의 응원가 ‘잘 가세요’가 어느 때보다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울산은 13일 저녁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조별리그 첫 승을 신고했고, 승점 4점으로 H조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의 패배를 설욕한 승리라 더 값졌다. 울산은 지난 시즌에도 상하이 상강과 챔피언스리그에서 한조에 속했었고, 1무 1패로 열세를 보였다. 특히 안방에서는 상하이 상강에 쓰라린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잘 싸우고도 헐크에서 엘케손으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에 무너지면서 패한 것이다.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작년에 이기지 못한 것을 설욕하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던 김도훈 감독은 헐크와 오스카, 엘케손으로 이어지는 상하이의 삼각편대를 막기 위해 공을 들였고, 전후반 전략을 달리하며 상대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전 높은 키를 활용한 김수안 카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상대의 체력이 떨어질 때쯤 투입해 전방을 흔들려던 주니오 카드는 후반전 제대로 들어 먹혔다. 주니오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후반 21분에는 김보경의 코너킥을 머리로 방향만 살짝 돌려놓으면서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헐크와 오스카, 엘케손 등 상하이의 브라질 트리오는 울산 선수들이 악착같이 밀착 마크를 펼치는 탓에 경기 도중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니오도 “헐크, 오스카를 잘 막은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전반전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김도훈 감독이 경기 전 “상하이 상강의 외국인 선수들을 잘 막는다면, 우리의 장점을 살릴 기회도 찾아올 것”이라고 한 약속대로였다.

울산의 처용전사들도 추가시간 3분이 주어지자, 상하이 상강 선수들과 팬을 향해 어느 때보다 우렁차게 “잘 가세요~”를 외쳤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그대로 되갚아준 울산, 상하이로선 패배로 멍든 가슴을 다시 한 번 자극하는 아픈 작별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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