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민낯이 드러난 것일까. 사리 체제 7개월이 지났지만 안정은커녕 ‘사리볼’의 불명확성에 대한 부분만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사리 감독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경질 가능성이 높은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처음 사리 감독이 첼시에 부임했던 지난해 7월. 수비축구에 신물이 났던 첼시 팬들은 큰 기대를 모았다.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감독은 아니지만 나폴리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해 찬사를 모은 것이 사리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사리 감독은 예상대로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축구를 첼시에 접목시켰다. 바뀐 첼시는 초반 신바람 나는 행보를 보였다. 컵 대회 포함 18경기 무패(14승 4무)를 달리며 사리 감독 선임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하지만 똑같은 전술로만 경기에 임하면서 상대팀들의 공략 대상이 됐다. 특히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한 점유율 축구가 읽히면서 어려운 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손흥민에게 원맨골을 허용한 토트넘전(1-3 패)이 기점이 됐다.

첼시는 점점 패배를 당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울버햄턴, 레스터 시티, 토트넘(리그컵)에 이어 아스널과 리턴매치에서도 완패를 당했다. 이어 중하위권 팀인 본머스에 0-4로 패하는 굴욕을 당했고 맨체스터 시티에 0-6이라는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다.

특히 맨시티전 0-6 패배는 그렇지 않아도 인내심이 깊지 않은 첼시 수뇌부를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경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네딘 지단, 프랑크 램파드 등 후임 감독 후보들의 이름까지 거명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사리의 첼시는 어떤 것이 문제였을까.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는 역시 전술적인 유연성과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리 감독은 선발 라인업부터 교체하는 패턴과 타이밍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 버거워했던 상대팀들이 쉽게 첼시를 무너뜨릴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한 골, 두 골을 허용하고 나서 보이는 반응도 문제였다. 예전 같으면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정신적으로 잘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라운드의 리더도 없고 사리 감독이 선수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유형의 감독도 아니었기 때문에 충격적인 스코어의 패배를 감내해야 했다.

지속적으로 같은 문제가 지적되면서 사리 감독의 상징과도 같았던 사리볼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된 상황이다. 첼시 팬들은 맨유에 0-2로 졌던 FA컵 경기에서 사리볼을 조롱하는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실체가 무엇이냐는 것이 요점이다.

특히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고 스코틀랜드 대표팀 감독이었던 고든 스트라칸이 사리 감독의 전술에 대한 혹평을 남긴 것이 화제가 됐다.

스트라칸은 영국 ‘토크스포르트’를 통해 “무엇이 사리볼인지 내게 설명해줄 사람은 없는가? 아직도 (사리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제 막 발명된 것인가? 페이크 뉴스인가?”라고 반문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4-3-3 포메이션에 미드필더 중 한 명을 내리고, 아자르에게 패스를 전달하는 방식인 것처럼 보인다. 조르지뉴를 통해 패스를 전개하고 아자르에게 공을 건낸 뒤 그가 번뜩이는 플레이를 하기만을 기다리는 것 말이다. 이것이 잘 먹히지 않는 경우에는 전혀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고 덧붙이며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스트라칸은 “이 사리볼이라는 것은 누군가 내게 무엇인지 설명하기 전까지 알 수 없을 것 같다. 이 축구가 무엇인지 정말로 모르겠다”면서 사리볼의 불명확성을 꼬집었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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