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아부다비(UAE)] 유지선 기자= 한국 대표팀의 2019 아시안컵이 8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아시안컵은 대표팀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UAE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하며, 59년만의 우승 도전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아시안컵은 벤투 감독이 부임 후 치른 첫 번째 대회다. 비록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으로 대회를 일찌감치 마쳤지만, 그 자리에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길게 내다보고 있는 벤투호도 올해부터는 예선 등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세대교체도 이뤄질 전망이다. 구자철은 카타르와의 8강전을 마친 뒤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구자철은 “대표팀 은퇴를 결정했다”면서 “사실 호주와 평가전을 마친 뒤 결정을 내렸다. 아시안컵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생각했고, 감독님에게도 따로 전화를 드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사기로 무릎의 물을 뺀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호주 다녀오고 나서 주사기로 무릎의 물을 뺐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대표팀에서 경기를 뛰는 것을 즐기지 못하고 압박감을 느끼게 되더라. 그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스스로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은퇴를 생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기성용과 이청용도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기성용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친 뒤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고, 과거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컵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며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줄곧 기성용을 팀 전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오랜 기간 대표팀을 위해 희생해온 만큼 기성용도 이제는 어깨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싶을 터. 실제로 기성용은 대표팀을 떠나면서 자신의 눈 계정에 "마침내 끝났다"라는 말을 남기며 대표팀 은퇴를 암시했다.

이청용도 은퇴를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이청용은 이번 대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청용은 카타르전을 마친 뒤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구자철, 기성용 등 비슷한 나이대 선수들이 은퇴를 결심하고 고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황금세대’라 불렸다.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중심을 잡아준 선수들이다. 그러나 어느덧 ‘런던 황금세대’를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표팀 세대교체의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려졌다.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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