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설마했지만 역시나였다. 김보경(23, 카디프시티)이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씻지 못한 채 뼈아픈 패배와 함께 묻히고 말았다.

김보경은 17일 새벽(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김보경은 전반 28분 김신욱이 떨궈준 볼을 문전으로 쇄도하며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추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김보경은 경기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후반 7분 손흥민과 교체 아웃됐다. 정교한 왼발킥, 세컨드볼 장악, 폭넓은 활동량 등 그의 장점은 과거에 비해 날카로움이 떨어졌고 전체적으로 경기 흐름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했다.

문제는 실전 감각이다. 김보경은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건 2012 런던 올림픽 무대는 물론 앞서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1차전 경기에서 2개의 도움을,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는 2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카디프시티행을 결정지은 뒤 별다른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 9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선발 출전은 단 한 차례도 없고 4차례 교체 투입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출전시간은 총 36분에 불과할 정도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챔피언십 무대에서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는 이청용(볼턴)과 함께 경기력 저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보경은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는 감수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의 시련을 애둘러 표현했지만 이란 원정 패배로 위기에 몰린 최강희 감독의 입장에선 그의 발탁을 놓고 심사숙고를 거칠 수 밖에 없다. 해답은 김보경,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 앞으로 소속팀의 입지를 넓히고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는다면 자신을 향한 의문부호를 다시 느낌표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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