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두바이(UAE)] 유지선 기자= 몸은 지쳤고, 상대의 집중 견제는 계속해서 심해졌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캡틴’ 손흥민은 끝까지 헌신했고, 연장전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의 승리를 지켜냈다. 그리고 손흥민은 부상으로 팀을 떠난 기성용을 생각하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UAE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간신히 8강에 안착한 한국은 카타르와 8강에서 격돌한다.

공격의 핵심은 역시 손흥민에게 있었다. 지난 중국전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된 손흥민은 전방, 측면, 중앙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모든 공격을 관여했다. 여기에 황희찬, 이청용과 수비로 자리를 옮기는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바레인의 밀집 수비를 뚫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경기였다. 바레인의 강력한 압박과 촘촘한 두 줄 수비에 공간이 생기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손흥민이 집중 견제 대상이었다. 바레인은 ‘캡틴’ 알 사피에게 사실상 손흥민 전담 마크를 시켰고, 전반 24분에는 마단이 손흥민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축구화 스터드로 손흥민의 오른쪽 귀 부분을 가격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쓰러졌고, 귀에 출혈이 나기도 했다.

답답한 흐름 속에서 손흥민의 움직임이 날카로워지면서 한국의 공격도 살아났다. 전반 32분 중앙 쪽으로 드리블을 이어간 손흥민은 황의조에게 스루패스를 건넸다. 그러나 바레인의 슈바르 골키퍼가 먼저 나와 공격을 차단했다. 2분 뒤에는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박스 안에서 3명을 제치며 슈팅 타이밍을 노렸지만 수비 태클에 막혔다.

결국 손흥민이 풀었다. 전반 막판 손흥민이 공을 잡아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 패스를 연결했고, 이것을 이용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후 황의조가 빠르게 쇄도했고, 골키퍼가 간신히 쳐낸 것을 황희찬이 간결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선제골의 몫은 황희찬이었지만 선제골의 시발점이 된 패스는 손흥민이 제공했다.

후반전도 접전이었다. 손흥민은 측면, 전방, 중앙을 오가며 공격 전체에 관여했고, 상대의 집중 마크에도 차분하게 경기를 풀었다. 비록 체력적으로 지쳐 움직임이 점점 둔탁해졌지만 연장전까지 소화하며 끝까지 헌신했다. 물론 몇 번의 찬스에서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손흥민의 발끝에서 찬스가 나온 것은 부정할 수 없고, 경기 막판까지 사력을 다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헌신했다.

손흥민에게는 간절함이 있었다. 비록 몸은 지쳤지만 우승을 위해 끝까지 헌신했고, 부상으로 먼저 팀을 떠난 기성용에게 반드시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축구에서 쉬운 경기는 없다. 어떤 팀이든 축구는 항상 어렵다. 1-0에서 우리가 느슨해진 게 연장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는 분위기가 다르다. 오늘 좋은 경험한 것 같다. 경기력은 많이 불만족스러운데 8강부터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기성용 세리머니를 한 것에 대해서는 “(기)성용이 형한테 감사하다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큰 전력 손실인 것은 사실이다. 조용히 갔는데 미안해했던 것 같다. 아픈 대도 훈련을 계속했는데 나는 잘 안다. 그런 세리머니를 한 건 자랑스럽지만 해야 할 것들이 남았다. 제일 좋은 선물을 우승이다”며 우승 트로피를 반드시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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