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0번 모드리치

[인터풋볼=산티아고 베르나베우(스페인 마드리드)] 이명수 기자= 전반전은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경기력이었다. 홈관중들도 야유를 보냈다. 하지만 중원에서 루카 모드리치(33)가 고군분투 하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났고, 2-0 완승을 거뒀다. 공격진의 무게감이 낮아진 레알 마드리드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었던 이는 모드리치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20일 오전 0시 15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세비야와의 2018-19 스페인 라리가 20라운드 홈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레알은 세비야를 4위로 내리고 3위로 도약했다.

레알은 쿠르투아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레길론, 바란, 라모스, 카르바할이 4백에 섰다. 세바요스, 모드리치, 카세미루가 중원에 포진했고, 벤제마를 원톱으로 바스케스와 비니시우스가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세비야는 단단한 수비블록을 쌓은 채 레알을 상대했다. 레알은 세비야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밀집수비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수비 사이로 돌진하다 공을 뺏기기 일쑤였다.

전반 37분, 불꽃이 튀었다. 모드리치와 세비야의 바스케스가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서로 충돌했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두 선수 모두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장에 다시 투입됐다.

전반전을 마치고 모드리치는 붕대가 아닌 반창고만 붙인 채 경기에 나섰다. 모드리치가 ‘클래스’를 발휘했다. 모드리치는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공을 커팅해 공격수들에게 배급했다. 흰 반창고를 붙인 채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드리치의 모습은 관중석 상단에서도 눈에 띄었다.

후반 33분, 카세미루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굳게 닫혀있던 세비야의 골문을 열었다. 한 골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레알은 계속해서 세비야를 몰아쳤다. 후반 종료 직전, 모드리치가 강한 전방 압박으로 세비야 수비의 공을 뺏었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 경기는 2-0 레알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핏빗투혼’을 펼친 모드리치를 향해 솔라리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모드리치의 투혼이 빛났다”며 극찬했다.

이날 레알이 넣은 두 골 모두 미드필더 자원에서 나왔다. 원톱으로 나선 벤제마는 부정확한 연계 플레이로 관중들의 탄식을 자아냈고, 바스케스와 비니시우스는 측면에서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특히 비니시우스는 개인 욕심만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호날두의 이적, 베일, 아센시오의 부상 속에서 레알 공격진의 무게감이 확 낮아진 가운데 모드리치를 비롯한 중원의 맹활약 덕분에 레알이 소중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모드리치는 출혈이 있음에도 굴하지 않고 풀타임 활약을 펼쳤고, 역시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라는 찬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