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정반대의 분위기다. 중국은 2연승을 통해 세상을 다가진 것 같은 분위가 연출되고 있고, 한국은 2연승에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그만큼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 위상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매 경기 한국다운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기대감이 높아서 그렇다. 김학범호가 아시안게임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런 분위기를 즐기고 부담감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2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연승과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했고, 중국과 3차전에서 조 1위를 놓고 격돌한다.

1차전보다 나은 2차전을 기대했지만 기대와는 달랐다. 한국이 전체적으로 주도권을 잡으며 볼 점유율을 높였지만 중원과 2선에서 너무 많은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특히 최전방에 위치한 황의조가 고립되면서 많은 찬스가 나오지 않았고, 전반 중반이후로는 황의조가 답답한지 2선과 측면까지 내려와 볼을 잡기도 했다.

그래도 사이다 같은 한 방이 있었다. 주인공은 김민재. 전반 41분 홍철의 코너킥을 김민재가 타점 높은 헤더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1-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은 전반에 최악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김민재의 한 방으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승자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후반에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찬스를 만들었지만 황의조가 시도한 두 번의 슈팅이 골대를 맞았고, 황희찬의 결정적인 슈팅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결국 김민재의 한 방이 결승골이 됐고, 답답한 경기력에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같은 조에 속한 중국과 한국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두 팀 모두 2연승으로 16강을 확정했는데 중국은 세상을 다가진 것 같은 기분이고, 한국은 16강을 확정했음에도 아쉬운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으며 우승 후보답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기대감이 높아서 그렇다.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패배하며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우승이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은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해야 한다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결국 빛나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때와 분위기는 비슷하다. 벤투호 역시 손흥민, 기성용, 황의조 등 황금 세대를 바탕으로 59년 만에 우승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 조금만 삐끗해도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김학범호가 그랬던 것처럼 부담감을 스스로 극복해야 하고,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우승을 향해 전진하는 것도 벤투호의 몫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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