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수원] 신명기 기자= 하나의 거대한 원팀을 만들자는 의미의 수원 삼성의 새 유니폼 ‘블루셀(blueCELL)’이 공개됐다. ‘블루셀’을 입고 유니폼 발표회에 참석한 염기훈은 팀을 둘러싼 여러 의구심을 뒤로 하고 내부결속을 통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팀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분위기도 풍겼다.

1983년생으로 만 35세의 베테랑인 염기훈은 복잡 미묘한 감정의 새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함께 팀을 짊어졌던 서정원 감독 및 베테랑 동료 선수들이 다수 떠났기 때문. 신화용을 비롯해 박종우, 곽광선, 조원희, 김은선 등이 각각의 이유로 인해 수원 유니폼을 벗었다.

최근 몇 년간 우여곡절을 함께 했던 이들이 떠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도 자신을 비롯한 ‘베테랑들의 책임’으로 돌렸던 그다. 그런 가운데 염기훈은 수원과 2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베테랑 타이틀이 붙은 지 꽤 지났음에도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 했다.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의 새로운 유니폼 발표가 있던 날. 구단을 대표하는 얼굴인 염기훈은 매끄러운 멘트와 포즈로 경기장 밖에서의 활약을 이어갔다.

이후 선수들과 자유 인터뷰 시간이 주어졌다. 전날 한국과 필리핀의 2019 아랍 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JTBC에 출연해 스코어와 결과까지 맞춘 염기훈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졌다.

아시안컵이 워낙 큰 관심을 받는 이슈라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아시안컵 질문에 대해 특유의 입담으로 대답해내던 염기훈에게 수원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환기됐다.

아무래도 프런트부터 감독, 코칭 스태프, 선수단까지 변화의 폭이 크고 과거에 비해 얼어붙은 저조한 투자로 인해 어두운 전망이 계속 이어졌다. 질문 역시 수원을 둘러싸고 있는 우려에 대한 것들이 상당 부분이었다.

먼저 서정원 감독의 뒤를 이은 이임생 감독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임생 감독은 최근 취임 기자회견을 하며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9일 경남 남해에서 시작되는 전지훈련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원 감독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한다.

일각에서 이임생 감독과 투자가 적은 수원의 성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한데 대해서는 “외부의 이야기보다는 내부에서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 선수들도 감독님을 믿고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염기훈도 쏟아지는 타팀의 영입 소식에 부럽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염기훈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다른 팀 영입 소식을 들으면 부럽기도 하다”면서도 “아직 선수 영입에 대한 시간이 남아있고 선수들은 우리의 역할을 최대로 발휘해야 될 것 같다”면서 희망 섞인 목소리를 냈다.

외부의 상황으로 흔들릴 법도 하지만 염기훈은 ‘내부의 결속’을 강조했다. 여러 베테랑들이 떠난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아는 듯 보였다. 수원의 선수와 팬들이 입는 푸른 유니폼들이 마치 세포처럼 모여 수원이라는 거대한 원팀을 만들자는 의미인 블루셀이라는 유니폼을 입고 한 말이어서 그런지 더욱 의미가 깊었다.

염기훈은 “감독님도 그렇고 선수들도 의욕적이다. 서로 믿음을 가지고 가려고 하고 있다. 시즌을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나쁘지 않은 분위기로 전지훈련에 임할 것 같다”는 말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이임생 감독에 대해 “엄청 디테일하시다. 선수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특별히 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영상도 직접 세세하게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보여주실 정도다. 그런 부분들을 통해 선수들이 감독님 축구에 대해 더욱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새로운 감독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취재진이 인터뷰를 마치며 “이제 남해로 가야되네요?”하고 묻자 “전지훈련이요? 아유..내일 가야돼요”라고 툴툴거리듯 답하는 염기훈의 모습에서마저 왠지 모를 책임감이 느껴졌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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