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명장’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이 키르기스스탄의 역습에 쩔쩔매며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만약 상대의 황당한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참사가 나올 수 있는 경기력이었다.

중국은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셰이크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에만 2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중국은 C조 1위로 올라섰다.

경기 전만 해도 중국의 우세가 점쳐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서 76위의 중국이 91위의 키르기스스탄보다 높았기 때문에 승리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고, C조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조 1위를 다툴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키르기스스탄의 공격이 더 날카로웠다. 중국은 전반 9분 우레이가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위력이 없었고, 오히려 키르기스스탄의 공세에 시달렸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은 날카로운 좌우 측면 공격을 통해 중국을 공략했고, 수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전반 26분 중원에서 세밀한 패스가 연결됐고, 룩스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지만 결정력 부족에 아쉬움을 삼켰다.

답답한 흐름 속에서 중국이 빠르게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반 24분 진 징다오를 빼고 위 다바오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그러나 중국이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42분 중앙에서 연결된 패스를 마르자에프가 헤더로 내줬고, 이것을 이슬라이로프가 날카로운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중국의 경기력은 수준 이하였다. 수비는 상대의 역습에 고전하며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만약 키르기스스탄의 공격수들이 조금만 더 결정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대량 득점이 가능했던 전반전이었다. 공격력도 좋지 않았다. 중국이 자랑하는 우레이가 투입됐지만 스피드를 살릴만한 찬스 자체가 없었다.

행운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그래도 리피 감독의 용병술은 좋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하오준민을 투입한 중국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행운이 따랐다. 후반 5분 하오준민이 올린 코너킥을 수비수가 차단한 것이 떴고, 이것을 골키퍼 마티아시가 처리한다는 것이 황당한 자책골로 연결됐다.

동점골을 내준 키르기스스탄이 후반 16분 제밀라누킨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그러나 중국의 공세가 계속됐다. 후반 17분 리우 양의 크로스를 우 쉬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이어 후반 26분에는 우레이가 헤더 슈팅을 기록했지만 벗어났다.

결국 중국이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33분 중앙에서 연결된 패스를 위 다바오가 잡아 빠르게 침투했고, 골키퍼까지 제치며 득점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골키퍼가 나오는 타이밍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후 키르기스스탄은 후반 37분 시디코프를 투입하며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중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반에는 경기력이 조금이나마 좋아졌다. 그러나 8강 이상을 노린다는 자신감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이었고, 전체적으로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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