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잊지 말자 2018”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K리그1에 간신히 잔류한 FC서울은 팬들의 간절한 외침을 기억해야 한다.

FC서울은 9일 오후 2시 1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1-1 무승부를 거두며 합계 1승 1무로 K리그1에 잔류했다.

K리그의 명문 클럽 FC서울의 겨울은 유독 추웠다.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황선홍 감독이 경질됐고, 이후 이을용 감독 대행도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서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용수 감독이 전격 복귀했다.

서울의 레전드 최용수 감독이 복귀하면서 서울의 경기력이 살아나긴 했다. 그러나 최악의 침제기에 빠진 서울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하위 스플릿 최종전에서 상주에 패배하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강등’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 부산이었다. 특히 기업구단으로는 처음으로 강등의 아픔을 겪은 부산은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K리그1으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1차전부터 의욕적인 경기력으로 서울을 공략했다.

그러나 1차전의 결과는 서울의 승리였다. 부산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며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전반에 퇴장 변수가 발생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결국 서울이 수적 우위를 살려 후반에만 3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뒤집었고, K리그1 잔류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2차전도 치열했다. 3골 이상이 필요했던 부산이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공격을 시도하며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전반 32분 김진규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럼에도 서울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 골 이상의 여유가 있었던 서울은 일단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며 결과에 집중했고, 최용수 감독은 후반에 박주영, 에반드로 카드를 꺼내들며 역습을 시도했다.

결국 서울이 K리그1에 잔류했다. 특히 후반에 교체 투입된 박주영이 승부사 기질을 보이며 동점골을 터뜨렸고, 사실상 서울의 잔류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서울 팬들은 우승을 한 것처럼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고, 부산 팬들의 또 한 번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마냥 기쁜 것은 아니었다. 경기 후 서울 팬들은 “잊지 말자 2018”이라는 플래카드를 들어 올리면서 서울의 부진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고,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말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서울의 레전드 박주영도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경기 후 박주영은 “골을 넣었을 때 마음이 후련하기도 했지만 선수들이나 팀이나 다시 이런 상황을 맞이하지 않았으면 생각이 컸다.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면서 “FC서울은 ACL로 다시 돌아가야 하고 우승 경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팬들과 박주영의 말대로 서울은 강등이 아닌 우승을 노리는 팀이 돼야 한다. 유독 추웠던 상암의 겨울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서울의 결단이 필요하고, 2018년의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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