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울산 현대와 대구 FC가 FA컵 우승 트로피 하나를 두고 1, 2차전에 걸쳐 180분간 혈투를 펼친다. 그 시작을 알리는 1차전이 오늘 저녁 울산의 홈구장에서 펼쳐진다.

울산과 대구는 5일 저녁 7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경기를 갖는다. 1, 2차전 두 차례의 맞대결을 통해 FA컵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두 팀 모두 각오가 대단하다. 수원 삼성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 울산은 이번에도 FA컵 강자다운 면모를 뽐내겠단 각오다. 울산은 최근 4시즌 연속 FA컵 4강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대구를 꺾고 2연속 FA컵 정상을 차지하겠단 생각이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FA컵에서 결승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 “작년에 우승을 했는데, 올해도 좋은 기회가 온 만큼 우리의 경기를 하고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1차전부터 최선을 다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안드레 감독도 “울산이 좋은 팀이란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굉장히 강한 팀”이라고 겸손해하면서 “그러나 이번이 울산을 이길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상대 공격수 주니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으며,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 대구는 그동안 FA컵과 인연이 깊지 않았다. 지난 2008년 3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10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뤄냈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FA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상대다. 특히 울산은 김도훈 감독 부임 후 대구를 상대로 6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안드레 감독은 “2년간 울산을 꺾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도 최근 6경기 무패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김도훈 감독은 “결승은 이전 기록과 무관하다”며 방심은 금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승규와 조현우의 대결도 흥미롭다. 조현우는 매 경기 빠른 반사 신경과 선방으로 대구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상대 공격수에게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그러나 ‘영플레이어상’ 수상에 이어 첫 대표팀 발탁이란 겹경사까지 겹치며 울산 공격의 샛별로 떠오른 한승규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두 선수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날선 멘트를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심지에 불을 먼저 지핀 건 한승규였다. 귀여운 미소를 띤 한승규는 FA컵 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작년에는 FA컵 결승에서 많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고 운을 떼더니 “그러나 (조)현우 형을 상대로 골을 넣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1골 1도움을 기대하고 있다”고 깜짝 도발을 했다.

한승규의 도발에 씩 웃어보이던 조현우도 “(한)승규는 미소도 예쁘고 굉장히 잘생겼다. 연예인을 보는 줄 알았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더니 이내 “제가 한번 잘 막아내서 (한)승규가 1골 1도움을 하지 못하도록 해보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조현우는 여기에 한술 더 떴다. “울산 경기를 보면 (한)승규가 각도가 안 나오는 곳에서도 유연하게 슈팅을 때리면서 골을 넣더라”고 감탄하면서 “그러나 그 상황을 보고 ‘왜 저걸 못 막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결승전에서 직접 막아보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년 연속 정상에 오르겠다고 다짐하는 울산과 구단 창단 최초로 FA컵 우승을 차지하고 새 역사를 쓰길 원하는 대구, 그러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영광은 오직 한 팀에만 허락된다. 어느 팀이 1차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5일 저녁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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