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홍은동] 이현호 기자= 1년 만에 전북 현대의 개인상 수상자가 8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이유라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 2018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에는 올 한해 K리그를 빛낸 선수들과 감독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연말 시상식은 한 해를 되돌아보고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따라서 K리그 클럽들은 시상식에 몇 명의 선수를 배출했는지 자존심 대결을 펼치곤 한다. 전북은 그동안 K리그 시상식에서 수많은 스타들을 무대 위로 보내며 K리그 최강팀의 자존심을 세웠으나 올해는 조금 달랐다.

2018 K리그 MVP 말컹(경남), 영플레이어상 한승규(울산), 도움상 세징야(대구)

K리그 시상식에서 개인상은 총 16개다. 중복 수상을 포함해 베스트일레븐 11명과 함께 MVP, 득점상, 도움상, 영플레이어상, 감독상 수상자가 개인 트로피를 거머쥔다. 최근 10년의 기록을 살펴보면, 전북은 최대 8개 부문에서 개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전북이 K리그 우승을 차지한 시즌에는 시상식이 전북으로 가득 찼었다. 2009시즌 첫 리그 우승 당시, 전북은 베스트일레븐 4명과 감독상(최강희), MVP(이동국), 득점상(이동국), 도움상(루이스)을 차지하며 8개 부문 개인상을 휩쓸었다.

이후 전북이 리그 챔피언에 올랐던 시즌을 살펴봐도 비슷하다. 2011시즌 8개, 2014시즌 8개, 2015시즌 7개, 2017시즌 8개의 개인상을 받으며 ‘전북천하’를 자랑했다. 그리고 올해에에도 챔피언에 올랐기 때문에 전북의 독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결과는 달랐다. 우승 시즌마다 8, 8, 8, 7, 8로 이어지던 전북의 트로피 개수는 4개로 급감했다. 전북은 감독상에 최강희, 베스트일레븐 수비수에 김민재, 이용, 미드필더에 로페즈를 배출했으나, 득점상, 도움상, MVP 부문에서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과거 시상식의 로페즈(전북), 이재성(당시 전북), 권창훈(당시 수원), 레오나르도(당시 전북)

전북 입장에서는 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K리그 시상식을 독식하지 못한 게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달랐다. 최 감독은 시상식 이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예년에 비해 전북 선수들의 개인상 수상이 줄었다. 팀을 위해 로테이션을 가동했기 때문이다”라며 선수단 구성에 잦은 변화를 줘서 개인상 수상에 불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 감독은 “선수들이 희생하고 잘 따라줘서 내가 감독상을 받았다. 선수단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불가피하게 로테이션을 했음에도 선수들이 자신을 믿고 따라줬기에 자신이 감독상을 수상했다고 전한 것이다.

로테이션을 꺼내든 이유는 분명하다. 전북은 타팀들보다 버거운 스케줄로 시즌을 치른다. 매시즌 K리그1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A컵 우승을 동시에 노리기 때문이다. 트레블에 도전하는 전북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두터운 스쿼드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상의 경기력을 주문했다. 이전 소속팀에서는 에이스로 활약했을지라도 전북에서는 벤치에 앉기도 어려울 정도가 됐다.

따라서 전북에서 ‘완전한 주전’은 찾아보기 힘들다. 득점상과 도움상을 비롯해 대부분의 개인상 수상자는 소속팀에서 확고한 주전 자원들이지만, 전북은 그 누구도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상 수상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선수들의 희생이 숨겨져 있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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