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상주] 이명수 기자= 말 뿐이었다. 힘주어 외친 간절함은 공허했다. FC서울은 사상 첫 승강 플레이오프의 치욕을 맞이했고, 부산과 마지막 180분 승부를 앞두고 있다.

FC서울은 1일 오후 2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20분 박용지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승점 40점)은 승점 3점을 추가한 상주(승점 40점)에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뒤처지며 11위로 추락했다. 11위 서울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 부산 아이파크와 홈 앤드 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서울에게 필요한 승점은 단 1점이었다. 지난 주말 인천과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전에서 서울은 무승부만 거두면 잔류를 확정 지을 수 있었지만 전반 초반 허용한 실점을 뒤집지 못하고 인천에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어렵게 풀어갔다. 인천전에서 잔류를 확정 지은 뒤 상주와의 최종전 원정을 떠날 수 있었지만 결국 인천에 패했고, 상주와의 ‘단두대 매치’가 성사됐다.

서울은 스플릿 라운드 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에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위 스플릿 확정 이후 서울 선수단은 “현재 상황에 책임감을 느낀다” “간절한 마음을 갖고 위기를 헤쳐 나가겠다” “승리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말과 결과는 달랐다.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였던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박주영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2분 만에 디에고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대구전에서도 선제골을 먼저 넣고 동점골을 허용해 이길 경기를 비겼다.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서울은 1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인천에 0-1로 패했고, 이날 상주에 무릎을 꿇으며 스플릿 라운드 1승 2무 2패의 전적으로 11위에 추락했다. 서울은 상상도 하기 싫었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분명 서울은 ‘간절함’을 외쳤지만 결과로 나타나지 못했다. 상주와의 경기에서 전반전은 지루한 양상을 띄었다. 양 팀은 신중하게 탐색전을 펼쳤고, 서로의 골문을 향한 날카로운 슈팅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후반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후반 20분, 윤빛가람의 슈팅이 박용지의 발을 맞고 굴절되며 서울의 골망을 흔들자 서울 벤치가 바빠졌다. 부랴부랴 수비 자원을 빼고 하대성, 김한길, 정현철을 투입했지만 이미 엉덩이를 뺀 채 수비벽을 쌓은 상주를 넘지 못했다.

간절한 마음이 오히려 조급함을 불렀다. 날카로운 전진패스 대신 백패스와 횡패스가 남발됐다. 최용수 감독은 “결과가 원하는 바로 나오지 않다보니 쫓기는 느낌이다. 무언가 많이 꼬여있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서울에게 필요한 것은 ‘위닝 멘탈리티’이다. 전남전에서 13경기 만에 승리했고, 이후 2연패 하며 선수단은 이기는 법을 잊어버린 듯 했다. 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 부산은 대전에 3-0 쾌승을 거뒀고, 기세를 올린 상황이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통영 전지훈련까지 실시하며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최용수 감독은 “비겨도 된다는 안일함으로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 것 같다. 이전 경기보다 공격적인 상황을 만들지 못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면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득점이 필요하다. 남은 180분 경기에서 물러설 곳이 없다. 바닥까지 왔기 때문에 추슬러서 준비하겠다”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서울에게 간절함을 넘어 ‘처절함’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말 뿐인 간절함이 아닌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간절함을 보여줘야 한다. 몸을 날리는 투혼으로 서울의 슈팅을 막아내며 기적의 승리를 거뒀던 인천과 상주처럼 말이다. 이제 서울에게 남은 시간은 180분이다.

□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일정

1차전 : 부산 아이파크 vs FC서울 (12월 6일 목요일 19:00, 부산 구덕운동장)

2차전 : FC서울 vs 부산 아이파크 (12월 9일 일요일 14:10, 서울월드컵경기장)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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