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명수 기자= 

“7번 유니폼 잘 빨아서 토트넘에 보내 드리겠습니다”

황인범(22, 대전 시티즌)이 남긴 말이었다. 손흥민으로 대표되는 국가대표 에이스를 상징하는 ‘7번 유니폼’에 대한 부담감인 듯 했다. 하지만 황인범은 실력으로 ‘7번’의 자격을 입증했고, 각종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5시 5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11월 A매치 평가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원정에서 승리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지만, 벤투 감독 부임 후 5경기 무패행진(2승 3무)을 이어갔다.

한국은 전반 22분, 김민재의 롱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침착하게 기회를 마무리 하며 적지에서 소중한 선제골을 기록했다. 승리로 끝나는 듯 했던 승부는 후반 종료 직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루옹고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결국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호주 원정을 떠난 대표팀은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정우영과 김문환, 황희찬이 부상으로 중도 낙마한 것이다. 손흥민이 아시안게임 차출 관련 합의로 인해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않았고, 기성용 또한 엔트리에서 빠지며 대표팀은 ‘플랜 B’ 가동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벤투 감독은 호주전에서 구자철과 황인범을 중원에 세우는 결단을 내렸다. 황인범은 파나마전 이후 2경기 연속 A매치 선발출전이었다. A매치 경험이 까마득하게 차이나는 ‘대선배’ 구자철과 합을 맞춘 황인범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황인범의 발끝에서 한국의 빌드업이 시작됐다.

구자철이 부상으로 중도에 빠지고 주세종으로 파트너가 바뀌었지만 황인범은 흔들리지 않았다. ‘팀트웰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후반 45분 김정민과 교체되어 이날 경기를 마감한 황인범은 73회의 볼터치를 기록하며 해당부분 팀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다는 뜻은 대부분의 공이 황인범의 발을 거쳐 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황인범은 58번의 패스를 시도하며 해당부분 1위에 자리했다.

가장 많은 패스와 볼터치를 기록한 황인범은 수치를 통해 이날 경기의 맹활약을 입증했다. 또한 6회의 김민재를 이어 5회의 전진패스를 기록하며 도전적인 경기를 펼쳤음을 알 수 있다.

기성용이 아시안컵 이후 은퇴를 암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황인범의 성장은 새로운 ‘중원사령관’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의 ‘인사이드캠’을 통해 7번 유니폼의 부담감을 토로했던 황인범은 각종 기록에서 알 수 있듯 맹활약을 펼쳤고, 실력으로 ‘7번 유니폼’의 자격을 입증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윤경식 기자
자료 = 팀트웰브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