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병학 기자=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풀럼의 지휘봉을 잡았다. 새로운 동화가 쓰일까.

라니에리가 돌아왔다. 풀럼은 1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풀럼은 요카노비치를 경질하고, 라니에리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며 기존 감독 경질 소식과 동시에 라니에리 선임을 알렸다.

한국 팬들에게는 '동화 작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2015-16시즌 중하위권 팀에 불과했던 레스터 시티를 이끌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당시 우승 배당금이 5000대 1이었을 정도로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다. 말 그대로 '동화'라 불릴 정도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동화 작가' 라니에리가 다시 한 번 펜대를 잡았다. 이번에는 조건이 더 까다롭다. 현재 승점 5점으로 리그 꼴찌까지 내려앉은 풀럼의 순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어느 정도 전력이 안정화됐던 당시의 레스터와 달리 이번 풀럼은 토대부터 새롭게 짜야 한다.

다행히 선수들의 면면은 부족함이 없다. 풀럼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괜찮은 스쿼드를 구축해놨다. '1억 파운드의 사나이'라 라이언 세세뇽부터 한때 첼시에 몸담았던 안드레 쉬얼레와 '세르비아 폭격기' 미트로비치까지 걸출한 자원들이 꽤 있다. 이제 이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라니에리의 몫이다.

물론 라니에리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레스터를 떠난 직후 프랑스 리그앙의 낭트 지휘봉을 잡았지만,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성적 부진으로 인해 경질 당했다. 레스터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팀을 나왔던 걸 고려한다면, 리그 우승 이후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팬들은 라니에리가 써 내려간 '레스터 동화'를 잊지 못한다. 철저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숱한 강팀들을 꺾었을 때의 쾌감은 많은 팬들에게 색다른 묘미와 볼거리를 선사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풀럼을 가지고 그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많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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