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명수 기자= 황희찬(22, 함부르크)도 쓰러졌다. 정우영(28, 알 사드)과 김문환(23, 부산 아이파크)이 이미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황희찬의 부상은 뼈아프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를 실험의 기회로 삼을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황희찬이 허벅지 부상으로 A매치 2연전에 불참한다”면서 “대체선수 발탁은 없다”고 알렸다.

황희찬의 이탈은 예견됐다. 소속팀 함부르크의 하네스 볼프 감독은 지난 주말 에르츠게비르게 아우에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몸상태가 좋지 않다. 무리시키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우에전에서 황희찬은 원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함부르크에 잔류했다. A매치까지 남은 1주일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호주로 향할 것으로 보였으나 결국 황희찬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7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피파랭킹 42위)를 상대하고, 2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우즈베키스탄(피파랭킹 94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좋은 스파링 파트너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하며 벤투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이미 손흥민이 아시안게임 차출 당시 협회와 토트넘이 맺은 합의에 따라 호주 원정 A매치에 부름을 받지 않았다. 기성용도 배려 차원에서 빠졌다. 대표팀의 ‘중심’이 빠진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정우영, 김문환, 황희찬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이재성도 부상 회복이 완전치 않아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를 ‘실험의 장’으로 삼을 생각이다. 호주 출국을 앞두고 12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벤투 감독은 “가끔 다양한 이유로 선수들이 팀에서 이탈하곤 한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많은 선수들을 관찰하는 기회로 삼겠다”면서 “아시안컵 명단 발표 전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 두 경기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최고의 결과를 내고 싶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벤투 감독은 보훔에서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는 이청용을 비롯해 나상호, 이유현, 김정민을 처음 대표팀에 소집했다. 지난달 소집됐지만 부상으로 빠졌던 구자철도 벤투 감독과의 만남은 처음이다.

손흥민이 빠진 측면 공격은 이청용이 설 수 있다. 나상호 또한 황희찬과 이재성이 이탈한 자리에 서는 그림이 그려진다. 관건은 중원이다. ‘척추’나 다름없던 기성용과 정우영이 동시에 빠진 상황에서 구자철을 비롯해 파나마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쏘아올린 황인범, ‘뉴페이스’ 김정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정우영 대신 대체발탁 된 주세종도 주전 도약을 꿈꾼다.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 실전은 아시안컵이다. 벤투 감독의 말처럼 11월 A매치는 다양한 선수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다. 부상자가 대거 발생하며 실험의 장은 마련됐다. 이제 과제는 대표팀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주전 경쟁을 펼치는지의 여부이다.

사진 =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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