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예고했던 대로 좌우 측면 수비에 칼을 빼 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0월 16일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원정 경기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박주호(바젤)와 고요한(서울) 대신 박원재(전북)와 신광훈(포항)을 발탁했다.

이는 지난 우즈벡전에서 기대에 못 미친 측면 수비에 대한 질책성 교체로 보인다. 최강희 감독은 우즈벡전 승리를 노리고 공격력이 출중한 박주호와 고요한을 선발 투입했지만 역으로 우즈벡의 적극적인 측면 공략에 허점을 노출했다. 두 선수는 제파로프, 바카예프, 투르수노프 등과의 적극적인 압박과 1대1 대결에 밀리며 여러 차례 위기를 허용했고, 실점의 빌미가 된 코너킥을 내주기도 했다.

이후 최강희 감독은 이란 원정을 앞두고 수비진에 변화를 주겠다고 공언했고, 박원재와 신광훈을 불러 들이며 실행에 옮겼다. 박원재와 신광훈은 올 시즌 전북과 포항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평소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기준으로 대표팀 명단을 구성하겠다던 최강희 감독의 뜻에 부합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만큼 K리그에서 지속적으로 확인했던 이들의 기량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뽑았다고 볼 수 있다. 박원재는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왼쪽 사이드라인을 줄기차게 오르내리며 공수에 기여한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 시절부터 봐왔던 애제자인 만큼 신뢰가 깊다. 어느새 A매치 10경기에 출전하며 국제 경기에 대한 부담도 덜어냈다. 신광훈은 힘 있는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를 앞세워 오른쪽 측면을 지배한다. 최강희 감독에 의해 지난 8월 15일 잠비아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두 선수 모두 상황에 따라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 능력은 만만치 않은 이란전에 또 다른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다.

박원재와 신광훈의 선발 출전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박원재는 윤석영(전남)과, 신광훈은 오범석(수원)과의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윤석영은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 대표팀의 벨라미를 완벽하게 봉쇄하는 등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인 끝에 지난 우즈벡전 원정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오범석은 A매치 41경기, 남아공 월드컵에 나섰던 경험이 돋보인다. 소속팀 수원에서 다양한 포지션에서 꾸준한 활약으로 최강희 감독의 눈에 들었고, 역시 지난 우즈벡 원정에 함께했다.

네 명의 측면 수비수들은 이란전을 앞두고 최강희 감독의 집중적인 점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현지 준비 과정에서 확실한 주전이 가려지게 될 것이다. 우즈벡전에선 지나치게 공격적인 운영으로 고전했던 만큼, 아직 승리가 없는 이란 원정에선 튼튼한 수비벽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즈벡전에서 허술한 측면 수비로 새로운 선택에 나선 최강희 감독이 이란전에서 누구를 내세울 지 관심이 쏠린다.

채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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