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희비가 엇갈렸다. 두 선수 모두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인식은 극과 극이었다. 손흥민은 육군 장병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하며 선행이 알려졌지만 장현수는 봉사 활동 시간을 조작해 결국 국가대표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

대한민국에서 군 문제만큼 민감한 것은 없다. 특히 2018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자 여러 논란이 나왔고, 운동선수들의 병역 특례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현수의 봉사활동 시간 조작 부정행위가 나오면서 아쉬움은 더 커졌다. 특히 손흥민이 육군 장병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한 선행이 알려지면서 장현수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 거세졌고, 두 선수의 병역특례에 대한 인식이 극과 극이면서 아쉬움은 더 진해졌다.

# 경기력 논란에서 병역 논란까지, 결국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한 장현수

장현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병역특례를 받은 체육요원은 60일 이내의 군사교육과 함께 34개월 동안 544시간의 체육봉사활동을 이수하도록 되어있다. 과거에는 체육봉사활동 규정이 없었으나 2015년 7월부터 새로 도입됐다.

문제는 봉사 활동 조작이었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거짓된 봉사활동 자료 제출로 논란을 빚은 장현수가 봉사활동 확인서 조작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가 병역 혜택에 따른 봉사 활동 실적을 부풀리며 논란이 됐고, 엄청난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결국 장현수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6층 회의실에서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옛 명칭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장현수의 징계에 대해 심의했다.

결과는 장현수의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이었다. KFA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울리기 위해 중징계를 선택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원회 서창희 위원장은 "먼저 축구협회 일원으로 장현수 선수와 관련된 논란이 나와 팬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결과적으로 장현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발탁하고, 3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 벌금은 개인 최고액이다"고 전했다.

이어 서창희 위원장은 "장현수 선수가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축구협회 등록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등록되지 않아도 징계할 수 있다. 벌금에 대해서는 국가대표의 명예를 실추했기 때문이고, 관리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나중에도 사면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다"며 장현수에게 중징계를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최악의 상황이다. 중징계를 받은 장현수는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아무리 반성하고 뉘우치더라도 부족하다는 점은 명확히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국민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비난 여론은 더 거세지고 있다.

더 아쉬운 것은 장현수의 최근 상황이다. 장현수는 큰 경기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며 축구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가 10월 A매치 두 경기를 통해 간신히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번 병역 논란으로 장현수는 다시 낭떠러지로 떨어졌고, 이제는 회복할 기회조차 잃었다.

# 육군에 1억 기부한 손흥민, 장현수와 정반대의 길

손흥민은 장현수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손흥민을 향한 여론은 매우 긍정적이다. 속된 말로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판이다. 그만큼 손흥민을 향한 한국 축구팬들의 믿음은 강하고, 최근에는 대표팀의 주장 완장까지 찼다.

선행까지 알려졌다. 지난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손흥민이 이미 지난 8월 육균 장병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한 것이 알려지며 축구 팬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우연한 기회로 기금 조성 소식을 접하게 된 손흥민은 육군본부를 통해 “평소 육군 장병의 노고를 항상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 헌신·희생한 육군 장병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써 달라”며 1억 원 기부의 이유를 설명했다.

너무나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손흥민은 병역 혜택을 제대로 받은 축구 선수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럽 무대 커리어를 이어갈 기회를 얻었고, 국가대표 팀에서도 대체불가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장현수는 간신히 돌린 부정적인 여론을 잡지 못했고, 이번 논란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완전히 잃어버리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사진=윤경식 기자, 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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