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명수 기자= 축구계가 ’기부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높아진 축구인기에 걸맞는 선수들의 수준 높은 품격이었다.

시작은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좋은 일에 써달라며 대한민국 육군본부에 ’1억원‘을 기부했다.

손흥민은 “평소 육군 장병의 노고를 항상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 헌신·희생한 육군 장병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 기부의 이유를 설명했다. 육군은 손흥민이 기부한 1억원을 포함해 약 9억원이 모였고, 기금을 활용해 희생, 헌신 장병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유자녀 장학금 지금, 기념비 건립 등 추모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손흥민의 뒤를 황의조가 이었다. 황의조(26, 감바 오사카)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받은 포상금 약 1,500만원을 전액 ’친정팀‘ 성남FC의 유소년 축구발전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시즌 성남을 떠나 일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했고,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9골을 폭발. 한국의 2회 연속 금메달에 큰 공을 세웠다.

황의조는 성남 유스 출신이다. 풍생 중학교, 풍생 고등학교, 성남 FC 코스를 거쳤고, 성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황의조는 기부의사를 표하며 “나 역시 성남 유소년에서 자라며 성장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후배들도 항상 자신을 믿고 플레이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며, 잘 성장해서 운동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에게 덕담을 건냈다.

이승우(20, 헬라스 베로나)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 24일, 이승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 제 시그니쳐 브랜드로 오피셜 굿즈들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면서 “판매 수익은 전액 홀로 지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돕는 일에 기부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며 자신의 공식 상품으로 기부를 하겠다며 좋은 취지를 설명했다.

태극전사 뿐만 아니라 이한샘(29, 아산 무궁화)도 훈훈한 미담을 더했다. 이한샘은 지난달 21일, 은퇴선수 장학영으로부터 승부조작 제의를 받았고, 단호히 거절 후 경찰에 신고. 승부조작의 마수를 단호히 뿌리쳤다.

이한샘의 행동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7,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고, 이한샘은 포상금 중 일부를 소속팀 아산 18세 이하 팀의 발전 기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한샘은 “이번 사례를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마음의 성장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고 나아가서 한국 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선수들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축구는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한 때 ’역대급‘으로 관심 받지 못하는 월드컵에 나간다는 자조 섞인 말도 돌았다. 실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개최된 온두라스-보스니아전은 경기장 군데군데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극적으로 꺾었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A매치는 치열한 ’티켓팅‘을 거치지 않고서는 직관할 수 없는 희소성 높은 경기가 됐다.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전을 시작으로 칠레전, 우루과이전, 파나마전 모두 매진되며 4경기 연속 A매치 매진이라는 진기록이 탄생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태극전사들의 ’기부 릴레이‘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팬들의 사랑을 그대로 돌려줄 뿐만 아니라 ’오픈 트레이닝데이‘ 등 팬들과의 스킨십에도 충실하며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한샘의 용기 있는 행동도 마찬가지이다. 축구계에 불어오는 ’기부행렬‘은 축구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사진 = 윤경식 기자, 아산 무궁화, 육군 제공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