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천안] 이명수 기자= 변화를 예고했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머릿속에 플랜A는 확고히 자리 잡았고, A매치 4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영권, 기성용, 손흥민이 벤투호의 ‘척추’로 자리매김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5위)은 16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 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파나마(FIFA 랭킹 70위)와 아쉬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부 변화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 변화는 있겠지만 기존 플레이 스타일은 유지할 것이다“면서 선수 구성에 변화를 예고했다.

변화는 있었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우루과이전과 비교했을 때 골키퍼가 김승규에서 조현우로 바뀌었고, 원톱에 황의조 대신 석현준이 투입됐다. 왼쪽 측면에 박주호가 새로 시험을 받았으며 황인범이 생애 첫 A매치 데뷔전의 기회를 받았다. 중앙 수비 조합도 장현수 대신 김민재가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부동의 주전도 있었다. 바로 김영권, 기성용, 손흥민이었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이들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파나마전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김영권은 안정된 수비 리딩으로 중앙 수비 한 자리를 꿰찼다. 김영권의 파트너로 장현수 혹은 김민재가 시험 받는 모양새이다. 기성용 역시 마찬가지이다. 9월 A매치와 우루과이전에서 정우영과 호흡을 맞춘 기성용은 이날 파나마를 상대로 원 볼란치에 출전했고, 기성용 앞에 황인범과 남태희가 자리했다.

손흥민도 어김없이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원톱이 지동원, 황의조, 석현준 등 다양한 선수들로 시험 받고, 우측 공격수에 남태희, 황희찬 등이 번갈아가며 나서지만 손흥민은 언제나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영권은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였다. 세트피스 상황과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2실점 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 그러나 김영권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환골탈태 했고,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기성용도 번뜩이는 패스와 공격전개로 ‘역시 기성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손흥민은 체력 부담 탓인지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언제나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신뢰하는 모습이다.

이들 3인방은 벤투호의 ‘척추’와도 같았다. 벤투 감독 역시 이를 인정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벤투 감독은 ”이들 외에도 정우영, 남태희, 이용도 많이 기용됐다. 팀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실험을 할 수 없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9월 소집 이후 꾸준히 오는 선수 중 상당수는 앞으로 계속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포메이션과 지금의 포메이션을 기본이 되어 베이스가 될 것이다. 9월, 10월에 소집된 선수들 중 대부분이 11월에 올 것이고, 아시안컵까지 팀의 그룹을 형성하는 선수들이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결국 김영권, 기성용, 손흥민은 각각 포지션에서 벤투호의 ‘베이스’가 되었고, 이들의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10월 A매치를 치르며 우루과이전에서 정교한 빌드업을 선보인 장현수가 김영권의 짝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정우영이 합격점을 받은 가운데 황인범이 준수한 실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손흥민이 이끄는 3톱은 황의조가 원톱 경쟁에서 앞선 모양새다. 또 다른 측면 공격수는 오늘 파나마의 수비를 완전히 파괴한 황희찬이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A매치 4경기를 치르며 앞으로의 선수 기용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김영권, 기성용,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벤투 감독은 이들을 밑그림 삼아 대표팀을 새로 디자인 할 전망이다.

사진 =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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