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병학 기자= 우루과이가 또 고개를 숙였다.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5분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축구 대표팀과 A매치 친선전에서 3-4로 패배했다. 미나미노한테만 두 골을 허용하는 등 수비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우루과이는 유독 한국과 일본에 강했다. 이번 원정길에 오르기 전 한국에 6승 1무, 일본에 3승 1무라는 압도적인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 아시아를 호령하고 있는 두 팀이 남미 강호 앞에서는 뼈도 못 추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오히려 우루과이가 호되게 당하고 돌아갔다. 지난 12일 한국에 1-2로 패한 데 이어, 이번 일본전에서는 3-4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2전 2패에 4득 6실. 우루과이는 연일 고개만 숙였다.

물론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다. 공수의 핵심 루이스 수아레스와 호세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빠졌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무너질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루과이의 연이은 패배 속에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감격스러운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내용도 아시아 두 팀이 압도했다. 한국은 주도권을 쥐고 우루과이를 계속 압박했다. 경기 기록도 한국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점유율 53대 47, 유효 슈팅 5개와 2개. 보다 완벽한 36년 만의 달콤한 첫 승리였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해 우루과이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한 탓도 있었다. 오스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도 일본전을 앞두고 "긴 비행을 거쳤고, 12시간 시차와 싸우고 있다. 그러나 한국전보다 컨디션은 확실히 더 좋아졌다"며 적응을 마쳤다고 전했다.

그래서 일본전은 좀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더 크게 패배했다. '남미판 통곡의 벽'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도 4실점이나 내줬다. 경기 내용도 더 안일해진 모습이었다.

2014년에도 우루과이는 평가전 명목으로 한국과 일본을 차례대로 들렸다. 그때는 한국과 일본을 1-0, 2-0으로 나란히 꺾고 웃으며 돌아갔다. 하지만 4년 후 똑같이 가진 리턴 매치에서 우루과이는 눈물만 삼켰다.

동아시아의 축구가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기엔 아직은 기우일까. 분명한 건, 지난 6월에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는 8강까지 오르는 등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 사이 일본은 16강에 오르고, 한국도 '세계 1위' 독일을 잡는 등 완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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