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유지선 기자= 먼 훗날 낯선 땅 한국에서 재회할 줄 상상이나 했을까. 과거 ‘사제의 연’을 맺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과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이 ‘적장’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18 KEB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8경기 만에 처음 승리를 따내고, 벤투 감독 체제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결과는 앞서 7경기 연속 우루과이를 꺾지 못했던 한국의 승리였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이날 그라운드 위에서는 뜻 깊은 만남이 성사됐다. 우루과이 대표팀을 이끈 타바레스 감독과 한국의 벤투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둘은 과거 한 팀에서 스승과 제자로 함께한 바 있다.

타바레스 감독이 1997-98시즌 스페인의 오비에도를 이끌던 당시 선수로 뛰던 벤투 감독을 지도한 것이다. 당시 벤투 감독은 타바레스 감독의 신임을 얻어 주전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스승과 제자가 한국이란 낯선 곳에서 양 팀 대표팀의 감독으로 재회하게 된 것이다.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감독이 벤투로 바뀐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 “벤투 감독과 과거 1년 정도 인연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오랜만의 만남을 기대했다.

양 팀 감독은 킥오프 전 서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벤투 감독과 타바레스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손을 맞잡은 두 감독은 반가움을 표현하는 듯 쉽게 놓지 못한 채 한참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눴고, 기막힌 재회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경기 결과는 '제자' 벤투 감독의 승리였다. 후반 20분 손흥민이 실축한 페널티킥을 황의조가 마무리하면서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26분 베시노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정우영이 후반 33분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제자와 맞대결을 펼친 타바레스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높은 레벨이었다. 잊을 수가 없다. 감독으로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처럼 앞으로 나아가면 세계적인 명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자를 바라보는 마음이 굉장히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벤투 감독이 앞으로 한국 대표팀을 잘 이끌길 바라고 응원하겠다”고 메시지를 전하며 벤투 감독의 앞날을 응원한 타바레스 감독, 양 팀 선수를 이끌고 한국에서 성사된 벤투 감독과 타바레스 감독의 특별한 만남은 승패를 떠나 진한 여운을 남겼다.

사진= 윤경식 기자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