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한국 대표팀은 불과 4개월 전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도 잡았다. 이런 이유로 ‘5위’ 우루과이도 못 잡는다는 법은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KEB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FIFA 랭킹 5위)와 격돌한다.

모든 면에서 한국이 열세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역대 우루과이를 상대로 1무 6패로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있고,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패배를 안겨준 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다. 한국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당시 FIFA 랭킹 1위였던 독일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한국 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비록 우루과이가 세계적인 강호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짜릿한 승리를 노리고 있다.

# 경기력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벤투호

FIFA 랭킹 5위에 빛나는 우루과이를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물러서지 않았고,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고 선언했다. 경기를 하루 앞둔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는 강한 상대다. 내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는 것은 중요하다. 경기력에서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한다면 결과를 낼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했다.

벤투 감독이 우루과이전에서 원하는 것은 딱 하나였다. 바로 한국 축구의 혼이 담긴 경기였다. 과거 슈틸리케 감독 시절에 부족했던 것이 바로 태극전사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였는데 벤투 감독은 이런 투지를 주문하는 동시에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자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팬 분들에게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고, 혼이 담겨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한국 축구의 혼이 담긴 축구를 다짐했고, 동시에 “이번 경기를 통해 우리의 색깔을 강하게 하고, 우리의 축구를 만들 것이다. 한 마디로 내가 원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며 자신의 목표를 뚜렷하게 밝혔다.

대표팀의 공격수 황희찬 역시 “우루과이가 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의 홈에서 하는 경기다.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팬들이 재미있는 축구를 볼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준비를 하겠다”며 재미있는 축구를 약속했다.

# 벤투호, 우루과이전 핵심은 후방 빌드업+세트피스

우루과이전을 준비하는 벤투호의 핵심은 후방 빌드업이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해 수비 조직력과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며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훈련 전 만난 이용과 이진현 모두 벤투호 훈련의 핵심을 ‘후방 빌드업’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의 최고참 이용은 “감독님이 빌드업을 강조하신다. 저번 9월에는 큰 틀에 대해 설명해주셨다면 이번에는 세밀한 부분을 코칭 하신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있다. 감독님이 골키퍼, 중앙 수비수부터 패스를 연결하는 빌드업을 강조하시고 있고, 세밀함을 주문하신다”며 후방 빌드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진현 역시 “감독님과 선수들이 비디오 미팅을 했다. 공격과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하셨다. 벤투 감독님이 디테일과 빌드업을 강조하신다. 세트피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며 벤투 감독의 축구 색깔을 이야기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세계적인 강호 우루과이는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는데 만약 후방에서 실수가 나온다면 치명적인 찬스를 내줄 수 있고, 강한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밀한 원터치 패스와 빠른 공격 전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훈련도 빠른 공격 전개와 후방 빌드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5~6명의 선수들이 그룹을 이뤄 계속해서 포지션 체인징을 했고, 이후 원터치 패스를 통해 빠른 공격을 전개하는 연습을 했는데 우루과이의 강한 압박을 벗어나는 동시에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것이 목표였다. 여기에 수시로 수비 조직력을 점검하면서 강팀 우루과이전을 대비했다.

세트피스도 중요시했다. 벤투 감독은 훈련이 끝날 때마다 따로 세트피스 훈련을 진행했고, 미니 게임에서도 공이 바깥으로 나가면 수시로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를 훈련했다. 다양한 패턴을 지시하는 모습도 있었고, 훈련 후에는 키커들이 자진해서 프리킥 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세트피스도 경기 상황의 일부다. 세트피스를 통해 팀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도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 있어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세트피스를 연구하고, 훈련하고 있다”며 달라진 세트피스를 예고했다.

# 6만 관중과 카드섹션, 모처럼 상암벌이 뜨겁다

모처럼 상암벌이 뜨겁다. 이미 경기장의 표는 매진됐다. 무려 6만 명이 넘는 붉은 함성을 상암벌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붉은 악마와 대한축구협회는 완벽한 홈구장의 느낌을 만들기 위해 대규모 카드 섹션을 준비하고 있고, 우루과이전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선수들도 엄청난 인기를 실감하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한국 축구를 위해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고,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많은 팬 분들이 오시는데 실망하지 않도록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고, 기성용 역시 “팬들이 큰 사랑을 주고 계신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선수들 모두가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9월처럼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 그래야하는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며 선수들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대표팀의 막내격인 이승우와 황희찬은 팬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했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열기가 올라와 기쁘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팬 분들이 오시는데 너무 기쁘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꾸준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했고, 황희찬 역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힘이 난다. 꼭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승리를 약속했다.

# 한국vs우루과이, 예상 선발 명단

한국(4-2-3-1): 조현우(GK) - 박주호, 김영권, 김민재, 이용 - 기성용, 정우영 - 손흥민, 남태희, 황희찬 - 황의조

우루과이(4-3-1-2): 무슬레라(GK) - 락살트, 코아테스, 고딘, 카세레스 - 베시노, 토레이라, 난데스 - 벤탄쿠르 - 카바니, 스투아니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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