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파주] 정지훈 기자= 감독은 바뀌었지만 ‘뼈대’는 바뀌지 않았다. 손흥민-기성용-김영권으로 이어지는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이 여전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벤투 감독의 축구 색깔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5시 파주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센터에서 10월 A매치 2연전에 대비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8일 선수들을 소집한 대표팀은 첫째 날에 가벼운 훈련을 진행했고,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했다.

# 벤투가 말하는 우리의 축구, 핵심은 ‘빠른 공격 전개’

핵심은 후방 빌드업이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해 수비 조직력과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며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팀의 ‘최고참’ 이용도 “감독님이 빌드업과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강조하신다”며 후방 빌드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셋째 날 훈련부터는 후방 빌드업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됐다. 바로 원터치 패스를 통한 빠른 공격 전개. 벤투 감독은 5~6명의 선수들을 묶어 빠른 공격 전개를 요구했고, 포지션 체인징과 원터치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세계적인 강호 우루과이는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는데 만약 후방에서 실수가 나온다면 치명적인 찬스를 내줄 수 있고, 강한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밀한 원터치 패스와 빠른 공격 전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좋은 선수들과 함께 우리의 축구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부족한 것을 수정해야 한다.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방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했는데 그가 말하는 방향성이란 빠르고 정확한 빌드업이 핵심이었다.

# 손흥민-기성용-김영권, ‘뼈대’는 바뀌지 않았다

벤투 감독이 오면서 축구 색깔은 조금 바뀌었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과는 다르게 무의미한 점유율 보다는 능동적인 점유율 그리고 되도록 빠르게 전진하는 축구로 바뀌었다. 물론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와는 방향성이 같지만 벤투 감독의 축구는 또 달랐고,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기 위래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대표팀의 ‘뼈대’다. 홍명보 감독, 슈틸리케 감독, 신태용 감독을 거치면서 대표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던 세 선수가 여전히 대표팀의 핵심으로 남아 있었다. 그 주인공은 손흥민-기성용-김영권이었다.

연습 경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빌드업 훈련을 한 것을 실전에서 맞춰보기 위해 11명씩 나눠 전, 후반 20분씩 미니 게임을 실시했는데 조끼를 입지 않은 팀이 ‘주전’으로 보였다.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에 황의조를 배치했고, 2선에 손흥민, 남태희, 황희찬을 배치해 공격전으로 나섰다. 중원은 기성용과 정우영이 구축했고, 포백은 홍철, 김영권, 장현수, 이용이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처음에 꼈다.

인상적이었다. 벤투 감독과 코치진은 선수들에게 빠른 패스 플레이와 과감한 침투를 주문했고, 양 풀백들도 과감하게 올라가며 공격을 전개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 황의조, 남태의, 기성용이 만드는 공격 전개는 상당히 날카로웠다.

후반에는 조금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뼈대는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손흥민, 기성용, 김영권이 공격, 중원, 수비를 책임졌고, 부분적으로 변화만 있었다. 후반에는 장현수를 대신해 김민재가, 홍철을 대신해 박주호가 투입됐다. 장현수는 조끼를 입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다.

벤투호의 축구 색깔은 확실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색깔을 내기 위해 ‘뼈대’를 단단히 하며 강호 우루과이전을 준비하고 있었고, 이 중심에는 여전히 손흥민-기성용-김영권이 있었다. 그리고 벤투 감독은 강호 우루과이전도 승리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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