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울산] 유지선 기자= 전북 현대가 울산 원정에서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지으며 ‘V6’를 달성했다. 전북의 독주를 가로막을 대항마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쉽게 일궈낸 우승은 아니었다.

전북은 7일 오후 4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32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2위’ 경남과의 격차를 승점 21점으로 벌리고,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통산 6번째 우승이자, 최초로 스플릿 라운드 전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이다. 올 시즌에도 전북의 적수는 없었다. 승격팀 경남이 꾸준한 흐름을 보이며 전북의 아성을 넘봤지만 격차를 뛰어넘지 못했고, 울산과 포항도 후반기 속도를 내며 치고 올라왔지만 전북의 선두 독주체제는 굳건했다.

최강희 감독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K리그 내 전북의 대항마가 없다는 말에 “그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 팀들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올 시즌에도 쉽게 깨지지 않은 전북의 ‘1강’ 체제, 그러나 쉽게 얻은 열매는 아니다. 적수는 없었지만,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며 자기 자신과 싸워왔기 때문이다.

“동계훈련 때부터 20명도 채 되지 않는 인원으로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제대로 된 훈련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운을 뗀 최강희 감독은 “3월에는 ACL을 병행해야 했고, 이후에는 김진수와 김민재가 부상을 당하는 등 위험요소가 굉장히 많았다. 올해는 유독 어려웠던 시즌”이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유독 어려웠던 시즌을 잘 넘길 수 있었던 비결은 선수들의 헌신과 강한 의지였다. 최강희 감독도 “선수들이 1년 내내 희생한 결과다. 부상자의 공백을 메운 대체 선수들과 노장 선수들이 특히 잘해줬다. 최보경, 최철순, 이용 등은 전 경기에 가까울 정도로 경기를 소화했고, 이동국도 잘 해줬다”며 흡족해했다.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전북 선수들은 한고비 한고비를 침착하게 넘겼다. 리드를 내주며 놓칠 뻔한 경기에서는 악착같이 따라붙어 기어코 결과를 챙겨왔다. 지난 주말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44분 김신욱의 골에 힘입어 2-2의 스코어를 3-2로 바꿨고, 하루 전 1-2로 끌려가던 울산 원정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동국의 페널티킥 골로 2-2 균형을 맞춘 것처럼 말이다.

“올해는 대체적으로 고비를 잘 넘겼다. 다른 시즌에 비해 무승부가 적다. 극적으로 승리를 챙긴 경기가 3, 4경기는 될 것”이라던 최강희 감독은 “이제는 선수들도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고, 승리 DNA가 생긴 것 같다. 내가 굳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준다. 올해는 감독이 별로 한 것이 없다”며 웃어 보였다.

전북은 K리그서 최근 5시즌 동안 무려 4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북의 독주가 매 시즌 반복되다보니, 우승 트로피의 무게감과 우승으로 향하는 과정까지 가볍게 여기는 이들도 적잖다. 그러나 외부에 적이 없었을지라도 지난 8개월간 홀로 힘겨운 싸움을 견뎌온 전북. 최강희 감독은 그런 선수들에게 ‘우승은 필수’라는 압박감을 내려놓은 날, 진심 어린 한마디를 건넸다.

“매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면서 힘들었을 텐데, 선수들이 이겨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리그 우승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들이 8, 9개월간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이뤄낼 수 있는 업적이다. 참 대단한 일을 이뤄냈다. 1년 내내 고생한 선수들이 우승을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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