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인천] 유지선 기자= “오늘 같은 승점 1점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인천 욘 안데르센 감독)

인천은 30일 오후 4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과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31 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인천은 값진 승점 1점을 획득하면서 ‘11위’ 전남 드래곤즈(승점 29)와의 격차를 승점 2점으로 좁혔다.

양 팀 모두 승점 1점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인천은 더더욱 그랬다. 승점 하나하나가 생존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으로선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은 90분이었다.

이날 경기서 인천은 문선민과 김보섭이 벤치에서 시작했고, 쿠비, 남준재가 좌우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한석종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고슬기를 대신해 중원에 자리했다. 전반전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경남을 상대로 대등한 슈팅수를 기록했고, 말컹을 앞세운 경남의 공격에 육탄방어로 맞서며 악착같이 버텨낸 것이다.

그러나 순간의 실수가 양 팀의 표정을 바꿔놓았다. 인천은 전반 38분 정산 골키퍼가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김효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운이 따르지 않기도 했지만 집중력 저하도 분명 문제가 됐다”며 나와선 안 될 실수로 상대에게 골을 쉽게 허용했다고 아쉬워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문선민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파울링요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인천은 두 골 차로 리드를 허용했다. 하지만 인천 선수들은 좌절하긴 커녕 더 거세게 경남을 몰아쳤다. 파울링요의 추가골이 인천 선수단에 오히려 불을 지핀 것이다.

인천은 후반 35분 아길라르의 그림 같은 프리킥이 문전에서 굴절된 뒤 골로 연결됐고, 후반 43분에는 문선민의 패스를 무고사가 깔끔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부상 투혼’을 발휘한 김대중은 통증도 아랑곳하지 않고 헤딩으로 공을 떨궈주며 추가골에 일조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온몸을 내던지는 선수들의 모습은 팬들의 마음까지 들썩이게 했다. 8분 만에 두 골이 터지면서 이날 경기장을 찾은 5,830명(유료 관중)의 인천 팬들은 우렁찬 함성으로 인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줬다. 시간이 좀 더 주어졌다면 인천의 역전도 기대해봄직한 분위기였다.

인천은 매 시즌 힘겨운 생존 싸움을 벌인 끝에 살아남으며 ‘생존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적잖다. 경쟁 팀들이 내리막길을 걸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전남과 상주, 대구 등 강등권 탈출 싸움을 펼친 팀들이 저마다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안데르센 감독도 “몇몇 선수들은 강등권의 압박감을 이미 경험했다. 향후 경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선수들이 현 상황을 견뎌주길 바랐다. 물론 쉽지 않은 싸움이다. 그러나 ‘2위’ 경남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인천. 올 시즌 K리그1의 생존 경쟁이 여전히 안개 속인 이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