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명수 기자= 독일 축구팬들이 분노했다. 팬을 홀대하는 독일축구협회(DFB), 분데스리가 사무국(DFL)에 대항해 20분 간 ‘침묵시위’를 벌였고, 유로 2024 유치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DFB는 27일(한국시간), 터키와의 경쟁 끝에 유로 2024 유치에 성공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다수의 국가가 관심을 보였지만 독일과 터키가 최종 경합했고, 12표를 받은 독일이 4표에 그친 터키를 제치고 유로 2024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독일 내 여론은 우호적이지 못하다. 지난 26일과 27일 독일 전역에서 펼쳐진 2018-19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 경기에서 축구팬들은 20분 동안 ‘침묵시위’를 벌였다. ‘돈으로 산 유로 2024는 필요 없다’는 걸개를 내건 채 킥오프 후 20분 동안 응원을 하지 않았고, 20분이 지나서야 응원을 시작했다. 2부리그, 3부리그의 모든 팀들 또한 이 시위에 동참했다.

‘침묵시위’를 벌인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팬들과 DFB, DFL간의 소통이 없고, 유로 2024 유치에 신경 쓸 시간에 팬들과 소통에 나서라는 것이었다.

독일 축구팬들이 유로 유치에 반감을 보인 이유는 2006 독일 월드컵과도 관련이 있다. 독일이 2006 월드컵을 유치할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에 거액의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논란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DFB는 ‘유로도 돈으로 산 것이 아닌가’는 조롱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월요일 경기’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시즌 당 5번의 ‘월요일 경기’가 편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월요일에 경기가 펼쳐질 경우 많은 원정 팬들이 원정응원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논란이 발생 중이다. 올 시즌 첫 월요일 경기는 12월 첫째 주에 펼쳐질 뉘른베르크와 레버쿠젠의 13라운드 경기인데 레버쿠젠 팬들은 뉘른베르크 원정 응원을 위해 차로 6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한다. 당일치기 응원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독일 ‘SPOX’는 현재 독일 축구팬들이 "축구가 투자자 또는 이해 당사자의 이익이 아니라 팬들의 이익에 다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요구 중인 사실을 전했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는 평균 44,00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세계 5대 리그 중 평균 관중 1위를 기록했다. 때문에 독일 축구팬들은 ‘침묵시위’에 나서며 ‘권리 찾기’에 나섰고, 유로2024 유치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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