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이명수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의 최근 6경기 성적은 2승 3무 1패. 분명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승점 26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인천은 강등권 경쟁 팀들에 비해 많은 득점을 넣고 있지만 압도적으로 실점이 많고, 리그 최다 실점 팀의 오명을 쓰고 있다. 이로 인해 잡을 경기를 못 잡다 보니 순위가 곤두박질 친 것이다. 인천의 수비 불안과 함께 욘 안데르센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인천은 26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0라운드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반 43분, 문선민이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은 깔끔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인천은 역습을 통해 마음 급한 서울을 괴롭혔다. 하지만 고요한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인천은 빌드업 대신 무의미한 롱볼만을 때릴 뿐이었고, 수비는 우왕좌왕했다.

특히 자신의 진영에서 패스하다 서울에 공을 뺏기는 경우가 많았다. 정산 골키퍼의 선방으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지만 인천의 고질적인 수비 문제를 엿볼 수 있는 후반전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안데르센 감독은 “전반전은 만족한다. 수비적으로 균형이 좋았다. 하프타임 때 전반전과 같은 템포로 경기 하자고 이야기했지만 후반전에 그러지 못했다. 승점 1점을 가져가는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다”며 전반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인 후반전에 불만을 나타냈다.

기자회견 후 이례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통상 경기를 마친 팀은 약 30분의 정비 시간 후 버스로 향한다. 하지만 인천의 라커룸은 1시간이 다되도록 문이 열리지 않았다. 서울 선수들은 이미 경기장을 빠져나간 시간. 경기 종료 후 1시간 정도 흘러서야 인천 라커룸의 문은 열렸고, 비로소 선수들과 코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장시간의 미팅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버스에 오르기 전 안데르센 감독에게 라커룸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물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경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무엇이었고 불만족스러웠던 것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했다”면서 “이번 주 경남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의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비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안데르센 감독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도 말했다시피 전반에 비해 후반에 좋지 못했다. 밸런스를 잃었고 수비 상황 시 서울 선수와의 경합에서 패했다. 이점이 전반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며 수비 문제에 깊은 고민이 있음을 털어놓았다.

인천은 스플릿 라운드 돌입 전 경남, 대구, 전북과의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포함하면 8경기가 남은 상황. 안데르센 감독은 8경기 중 최소 4승은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남은 경기에서 선전을 확신할 수 없고, 강등권 탈출은 요원해진다.

이날 안데르센 감독의 수염은 한 눈에 봐도 덥수룩하게 자라있었다. 취재진이 징크스가 있는지 묻자 안데르센 감독은 “승리 후 면도를 할 계획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을 잡지 못한 안데르센 감독은 또 다시 수염을 기른 채 경남전을 지휘할 예정이다. 인천의 수비 문제와 함께 안데르센 감독의 고민은 깊어가고, 수염도 함께 자라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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