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병학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특별한 두 자리를 마련했다. 각급의 대표팀 감독들이 모인 상견례와 불특정 축구 팬들을 한 자리에 모아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살펴보는 간담회까지. 둘의 공통점이자 핵심은 '소통'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모처럼 귀를 활짝 열고 축구팬들의 여론 등 다방면으로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작은 2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각급 대표팀 감독의 상견례였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과 김학범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 등 각급 대표팀 감독 등 각 연령별 대표팀 감독들이 자리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의 주도하에 만남이 이뤄졌다. 김판곤 위원장은 "그간 소통의 어려움이 많았다. 이제 이런 자리를 통해 벽을 허물고, 효율적인 업무와 친밀감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마련한 배경을 밝혔다.

이런 자리의 필요성은 예전부터 느껴왔다. 겹치는 선수가 많은 A대표팀과 U-23 대표팀 간의 협조 체제,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성공, 멀게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각급 대표팀의 공동 성장을 위해서라도 소통 체계 확립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번 상견례에 참석한 대표팀 감독들도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김학범 감독은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 각 대표팀 감독과 소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뗐음에도, 가시적인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은 "모든 감독이 각 연령별 대표팀 발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통감했다. 벤투 감독도 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전폭적인 협조를 약속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을 가질 것임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팬들과 소통하며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자리도 만들었다. 한국축구 정책 제안 간담회 '대한축구협회가 한국축구의 나아갈 길을 듣겠습니다'를 열고 오후 2시 서울무역전시장 컨벤션 홀 1에서 일반 팬들과 직접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팬들과 축구협회가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첫 시도인 만큼 의미도 깊었다. 여전히 한국 축구를 사랑하고 있는 팬들의 속마음도 엿볼 수 있었으며, 그 속에서 한국 축구 발전에 꼭 필요한 말들도 있었다.

이번 두 자리를 통해 축구협회는 내외부적으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잘만 다듬어진다면, 축구 팬들의 의견을 수렴해 각급 대표팀 감독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창구가 생기게 된다. '소통'을 통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룩하려는 축구협회의 작은 변화이자 원대한 시작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