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인천공항] 유지선 기자= 한국 축구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김학범호가 국민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금의환향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패하며 조별리그에서부터 삐끗했지만, 이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까다로운 상대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는 ‘숙적’ 일본과 120분 혈투 끝에 이승우, 황희찬의 연속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일본을 꺾으면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통산 5회로 최다 우승(공동 우승 2회)을 기록했고,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목표 달성에 성공한 김학범호는 3일 오전 7시 15분 KE628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 이승우, 황의조, 조현우, 황희찬 등 20명의 우승의 주역들이 모두 귀국 비행기에 올랐고, 축구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금의환향했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전무이사 등 협회 관계자들도 공항에 나와 선수단을 마중했다.

수백 명의 팬들은 일찌감치 입국장을 메우며 선수들이 나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렸고, 일부 팬들은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전날 밤부터 공항에서 선수들을 기다린 팬들도 있었다.

입국장에 들어선 선수들의 얼굴에도 하나같이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손흥민은 공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많은 팬들이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팬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을까 싶다”며 팬들이 보내준 뜨거운 함성에 화답했다.

대표팀 귀국길이 최근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위기론’까지 불거졌던 한국 축구는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비록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전차군단’ 독일을 꺾고 분위기를 바꿨고, 2018 아시안게임에서 힘겨운 항해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김학범 감독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각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지금의 관심이 K리그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고, 손흥민도 “이 금메달이 선수로서 목표의 전부는 아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 분위기가 많이 올라온 것 같은데,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것은 ‘신임 감독’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9월 A매치다. 아시안게임에서 얻은 좋은 기운을 A대표팀까지 이어가 한국 축구의 흥행을 이어가겠단 각오다.

손흥민과 이승우, 황희찬, 조현우, 황의조, 김민재, 황인범, 김문환 등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8명의 선수들도 ‘벤투호’에 합류한다. 벤투호 1기 멤버는 3일 오후 파주NFC에 소집되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8명의 선수들도 하루 동안 짧은 휴식을 만끽한 뒤, 4일 오전 A대표팀 합류를 위해 파주NFC에 입소한다. 파울로 벤투 감독과 첫 대면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는 벤투호, A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벤투 감독의 데뷔전을 치르며, 12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칠레와 평가전을 갖는다. “앞으로 웃을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던 손흥민의 말처럼 오랜만에 활짝 웃은 한국 축구가 제대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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