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경남FC의 ‘캡틴’ 강승조(26)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경남은 지난 1일 울산과의 FA컵 4강전에서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리그에서 그룹A(1~8위 상위리그) 합류로 불이 붙은 경남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고, 당초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FA컵 결승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에 주장 강승조는 “팀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다. 어느 팀보다 많이 준비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이런 상승세에 좋은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어떤 팀과 붙어도 이길 자신감이 있다. 원정이든 홈이든 우리는 경기력을 항상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의 상승세를 설명했다.

경남은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으로 강등권 언저리인 1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지난 6월에는 메인 스폰서 업체의 갑작스런 지원 금액 축소 결정으로 인한 구단 재정 악화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강승조는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잘 다독이며 팀 분위기를 유지했고, 경남이 그룹A 합류와 FA컵 결승에 진출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강승조는 “정말 힘든 건 사실이다. 최진한 감독님도 말했듯이 우리는 어떻게 보면 부를 얻을 수 없는 구단이다. 힘든 걸 알기에 인정 한다.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를 통해 돈보다 더 중요한 걸 얻자고 이야기한다. 어린 선수들이 그 부분을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이어 “기업구단 보다 형편이 어려운 건 맞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다는 게 장점 아닌 장점으로 발휘되는 것 같다. 구단이 힘든 걸 알고 역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 낸 최진한 감독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감독님은 안 좋을 때나 좋을 때나 한결 같다. 연패에 빠지면 부담을 느낄 수 도 있는데 선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신다.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다”고 말했다.

경남은 오는 10월 20일 포항과 치르는 FA컵 결승전을 통해 구단 역사상 첫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도전한다. 이에 강승조는 “포항은 좋은 팀이고 원정길이라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포항 원정에서 승리(5월 26일 1-0승)를 거뒀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어느 팀하고 만나든지 경남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려 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ACL 진출에 대해서는 “(경남에는) 아직 ACL이라는 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ACL에 나가면 또 다른 축구를 경험하고, 더 큰 무대에서 영광스러운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해준다. 선수들도 내심 기대하는 것 같다”고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9월 15일 재개되는 후반기 일정을 앞둔 경남은 그룹A에 속해 강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강승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이제 바닥은 없다. (경남의) 상승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올라갈 곳만 남았다. 8위로 시작하지만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남은 K리그 경기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채태근 기자

사진=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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