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의 7번은 번호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No.7’ 앙헬 디 마리아에게 그 유니폼은 아직 무거워 보인다.

맨유는 지난 10일 아스널과의 2014-15 잉글랜드 FA컵 8강에서 1-2로 패배했다. 당시 디 마리아는 항의하는 과정에서 주심의 옷을 잡아당겼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결국 맨유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스널에 패해 FA컵에서 탈락했다.

최악의 행동이었다. 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라면 누구나 주심을 건드리면 안 된다. 그러나 그는 주심을 건드렸고,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며 디 마리아의 행동에 불만을 표시했다.

디 마리아는 최근 부진에 시달리며 끊임없는 이적설에 휩싸여 있다. 맨유 'No7’의 계보가 다시 끊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맨유 7번의 명맥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으로 끊겼다. ‘원더보이’ 마이클 오웬이 2009년부터 번호를 물려받았지만, 3년간 큰 활약을 못 보여줬다. 그 후 2012년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7번을 받았지만, 한 시즌 만에 다시 본인의 번호인 25번으로 돌아갔다. 그만큼 7번의 중압감은 컸다.

그동안 맨유의 'No.7'은 레전드의 상징이었다. 맨유의 7번 유니폼을 입은 보비 찰튼,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등은 모두 당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된다. 팀의 역사를 상징하는 동시에 현재를 나타내는 번호였다.

디 마리아도 맨유 7번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맨유 입당 당시 “맨유 7번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 유니폼을 입고 팬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며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디 마리아의 능력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그의 등번호가 아직까지 그에게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호날두가 처음 7번을 받았을 때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실력으로 그 자격을 입증했다.

디 마리아가 맨유 'No.7'의 유니폼을 입은지 한 시즌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가 실력을 회복해 자신의 등번호에 걸 맞는 실력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soccersjw@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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