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를 상대로 ‘골 세리머니’를 한 다비드 루이스가 급히 사과했다.

루이스는 12일(한국시간) 첼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직후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골 세리머니를 한 점에 대해 미안하다. 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나를 응원해준 첼시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급히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 특히 그는 경기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첼시와의 경기에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에 큰 파장이 예상됐다. 친정팀을 상대로 골과 세리머니가 얼마나 민감한 부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운명의 장난이었다. 루이스가 터트린 동점골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한 골씩 더 주고받은 양 팀은 2-2로 경기를 마쳤다. 합계 3-3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첼시가 16강에서 탈락했다. 루이스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것이다.

이틀 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아스널의 대니 웰백이 FA컵 8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렸고, 친정팀을 탈락시킨 주인공이 됐다. 그는 경기 후 “나는 맨유의 팬이다. 맨유를 쓰러트리는 일은 나에겐 힘든 부분이다. 나는 내 위치에서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친정팀에 대한 감사와 존중을 느낄 수 있었다.

세리머니를 하지 않아도 감동을 줄 수 있다.그 주인공은 ‘첼시의 심장’이라 불리던 프랭크 램파드다.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 5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팀의 무승부를 지켰다. 현 소속팀 맨시티에겐 기쁨의 순간이었지만, 그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고,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반면 친정팀 상대의 세리머니가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009년 아스널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에마누엘 아데바요르가 친정팀을 상대로 쐐기골을 넣었다. 그는 골을 넣은 후, 반대편 아스널 원정석까지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경기 전 아스널 팬들이 내 가족을 모욕했다”며 악의적인 행동임을 인정했다. 그 후 아데바요르와 아스널은 적대적 관계가 됐다.

이처럼 골 세리머니는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더욱이 친정팀을 상대로하는 골과 세리머니는 언제나 화제가 된다. 하나의 행동이 감동을 줄 수 있고, 분노를 사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축구의 묘미다.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soccersjw@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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