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프랑스 주전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31)가 이번 대회 7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득점은커녕 유효슈팅조차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도 우승컵은 들어 올렸다.

프랑스는 16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그리즈만, 포그바, 음바페의 득점포에 힘입어 크로아티아를 4-2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프랑스는 1998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무대 정상에 올라섰다.

지루는 프랑스의 9번 유니폼을 입고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다. 프랑스가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치른 7경기에 지루는 선발로 6번, 교체로 1번 출전했다. 그중 4번은 풀타임으로 뛰었고, 총 출전 시간은 546분이다. 프랑스의 전체 경기 시간이 630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 위에서 보낸 셈이다.

호주와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지루는 20분 동안 뛰었다. 이후 페루와의 2차전, 덴마크와의 3차전,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 우루과이와의 8강전까지 4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활약했으나 득점도, 유효슈팅도 없었다.

다만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는 킬리안 음바페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이번 대회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후 벨기에와의 4강전에서 85분,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에서 81분 동안 상대의 골문을 노린 지루는 단 한 번도 골 세레머니를 하지 못했다. 시원한 유효슈팅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루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프랑스 역대 2번째 우승 기록에 ‘주전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지루의 능력은 단순히 득점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리그에서 ‘연계왕’, ‘연계소문‘등의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지루는 동료 공격수들과의 연계 플레이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진다.

하지만 공격수라면 팀이 골을 필요로 할 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한다. 그것도 프랑스의 공격수라면 말이다. 2선의 지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자신에게만 견제가 집중되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득점이 없었다는 것은 큰 아쉬움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을 중계했던 안정환 MBC 해설위원 역시 지루에 대해 “득점 빼고 다 잘 한다”고 평했고, “하지만 공격수라면 골을 넣어줘야 한다. 오늘 지루가 골을 넣으면 내 기분이 다 좋을 것 같다”라며 지루에게 기대감을 표했다. 공격수 출신 해설위원의 기대와 달리 끝내 지루는 골을 보여주지 못했다.

프랑스가 14번 골망을 흔들며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 지루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한 느낌을 들게 했다. 그래도 디디에 데샹 감독이 지루를 중용한 이유는 있다. 대회 기간 중 데샹 감독은 지루에 대해 “비록 득점은 없지만,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다. 그는 팀원들과 사이가 좋으며, 팀원들은 지루를 의지하고 신뢰한다”라며 지루에게 굳은 신뢰를 보낸 바 있다.

546분 동안 유효 슈팅 0개를 기록하고도 월드컵 우승컵을 품은 지루는 월드컵 스트라이커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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