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병학 기자= 월드컵이라는 긴 여정을 끝낼 마지막 한 경기만 남았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불꽃 튀는 결승전이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16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무대인 결승전을 치른다. 이 한 경기에 모든 것이 달렸다. 누구보다 커다란 기쁨과 영광을 누릴 자는 단 한 팀뿐이다.

결승전이라는 빅매치를 앞두고 많은 이슈들이 생성되기 마련이다. 이번 프랑스-크로아티아의 결승전 이슈는 단연 킬리안 음바페다. 음바페는 벨기에와 4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불필요한 행동으로 전 세계의 축구팬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 

오죽하면 음바페 때문에 이번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응원하겠다는 여론이 생성됐을까. 이처럼 전 세계가 마지막 일전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20년 만에 우승이냐 혹은 역사상 첫 우승의 향방이 이 한 경기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기다린 지 어언 20년...프랑스의 우승 한풀이

프랑스는 4년 마다 매번 우승후보로 지목되는지라 월드컵 우승 경험이 꽤 많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의외로 초짜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한 번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게 전부다. 물론 결승전 무대에 오른 적은 있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와 결승 무대에서 마주쳤다. 하지만 지단의 퇴장 등 불운이 겹치면서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그때의 충격이 컸는지, 프랑스는 월드컵이 두 번 더 진행되는 동안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뽑아내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4위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은 8강전에서 독일에게 패해 조기 마감됐다. 인고의 시간 끝에 프랑스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벨기에 등을 잡고 12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상대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크로아티아인 만큼, 월드컵 우승 최고의 적기로 불리고 있다. 준비 과정도 완벽하다. 2016 유로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에게 패배한 기억을 곱씹어 이번 월드컵에서 최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모든 경기를 정규시간 안에서 승부를 냈고, 조별 예선 3경기를 포함해 8전 7승 1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리즈만, 음바페, 포그바 등 핵심 선수들도 아무 문제 없이 풀가동 되는 점도 자신감을 더욱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재밌는 요소는 하나 더 있다. 만약 프랑스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가장 큰 수혜자는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이 될지도 모른다. 프랑스 대표팀 캡틴으로 1998년에 한 차례 월드컵 우승을 맛봤던 데샹은 이번에 감독으로 또 한 번 우승을 이끈다면 역대 세 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을 모두 맛 본 인물이 된다. 현재는 프란츠 베켄바우어와 마리우 자갈루만이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생애 첫 결승전 진출...투지 가득한 크로아티아

이번 월드컵 결승전 무대에 크로아티아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모드리치, 라키티치, 만주키치 등 황금 세대를 구축했지만, 월드컵 파이널에 오를 만큼의 저력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누구보다 열띤 투지와 근성을 발휘했고, 당당히 마지막 관문에 올랐다.

그간 선보였던 크로아티아의 여정을 보면 참으로 눈물겹다. 조별 예선에서는 3전 전승으로 시원시원하게 토너먼트 무대에 올랐지만 이후에는 힘든 싸움만 펼쳐졌다. 덴마크, 러시아, 잉글랜드를 상대하면서 전부 정규시간 안에 승부를 보지 못했다. 그중 덴마크와 러시아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겨우 승리를 쟁취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3연속 연장 승부로 결승에 오른 팀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체력적으로 부침이 클 법한데 지난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오히려 더 활발한 활동량과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러한 걱정을 단번에 종식시켰다. 특히 모드리치의 경우 이번 월드컵에서 무려 604분을 뛰면서 63km의 활동량을 소화했다. 출전 시간과 활동 거리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다. 그 밖에도 무려 5명의 선수가 해당 부문 10위권 내에 진입해 있다. 강인한 체력과 투지가 크로아티아의 성공 비결인 셈이다.

20년 만에 4강, 생애 첫 결승 진출을 넘어 내친김에 우승까지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자신감도 충분하다. 모드리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내줘서라도 월드컵 트로피를 가져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앞에서만 유독 작아졌던 게 조금 걸린다. 이때까지 프랑스와 5번 맞붙었지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 다 된 결승전에 흩뿌려진 음바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프랑스 흔들기가 쏟아지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음바페다. 지난 11일 벨기에와 4강전에서 선발 출전한 음바페는 비록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화려한 플레이로 팀의 1-0 승리에 일조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음바페에게 평점 8.4점으로 팀 내 최고 점수를 부여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음바페는 찬사가 아닌 비난 세례를 맞았다. 후반 추가시간 벨기에의 스로잉 과정에서 공을 드리블하면서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었다. 해당 장면에 대해 대부분 여론들은 "음바페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다"면서 "네이마르에게 잘 배운 것 같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음바페의 얄궂은 행동에 프랑스 대표팀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당장 몇몇 팬들만 보더라도 "음바페 때문이라도 크로아티아를 응원하겠다" 의견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음바페 역시 예상치 못한 비난에 주눅이 들어 특유의 과감한 플레이에 지장이 갈 수도 있는 노릇이다.

결국 여론의 비난을 잠재울 방법은 최고의 플레이로 보답하는 것뿐이다. 음바페의 재능은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출중하다. 과연 크로아티아를 상대로도 이전처럼 날쌘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결승전을 앞두고 또 하나의 볼거리가 늘어났다. 

# 예상 라인업

사진=게티 이미지, 피파 온라인4

그래픽= 유지선 기자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