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영웅은 사라지지 않는다. 축구계에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한때 전설적인 활약을 펼쳐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은 선수들이 존재한다. [InterHERO]에서는 이미 은퇴한 후에도, 인기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 시리즈 안에서 변함없이 활약 중인 영웅들의 일대기를 조명해보려고 한다. [편집자주]

# 10대에 시작한 프로생활, 스코틀랜드를 거쳐 밀란에 합류한 가투소

가투소는 안정환의 소속팀으로 유명한 A.C 페루자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가투소는 1995-16시즌 이탈리아 세리에B에 있던 페루자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이 시즌 페루자가 승격에 성공하며 1996-97시즌 세리에A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페루자에서 출전시간이 부족했던 가투소는 1997년 여름 19살의 나이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레인저스에서 첫 시즌 리그 29경기를 소화한 가투소는 다음 시즌 중간 살레르니타나 칼치오로 이적하며 세리에A로 돌아왔다. 가투소는 살레르니타나에서 25경기를 뛰며 세리에A에 적응하는데 성공했다.

살레르티나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은 가투소는 AC 밀란의 관심을 받게 됐다. 밀란은 8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가투소를 영입했고, 가투소는 리그에서 1999-00시즌 22경기, 2000-01시즌 24경기를 소화하며 점차 밀란의 주축 멤버가 됐다.

# ‘최고의 파트너’ 피를로와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다

2001년 여름, 가투소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준 선수가 밀란으로 왔다. 밀란은 인터 밀란의 유망주였던 안드레아 피를로를 영입했고,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피를로는 밀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후 가투소와 피를로는 밀란에서의 호흡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중원 조합으로 주목받았다.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갖춘 가투소는 정확한 볼 배급을 무기로 삼은 피를로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가투소는 피를로보다 조금 위에 위치한 후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피를로가 플레이메이킹에만 전담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가투소는 피를로와 함께 한 두 번째 시즌인 2002-03시즌 곧바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영광의 시간을 시작했다. 이후 가투소는 밀란에서 총 2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번의 세리에A 우승, 1번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 등을 경험하며 피를로와 유럽 최고의 중원 조합으로 떠올랐다.

가투소의 활약은 국제무대에서도 빛났다. 가투소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피를로와 함께 중원에 위치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가투소는 우크라이나와의 8강전에서는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발휘했고, 결승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해 이탈리아의 월드컵 우승에 기여했다.

# 스위스에서의 마무리, 감독으로 돌아온 밀란의 레전드

지칠 줄 몰랐던 가투소에게도 하락세는 찾아왔다. 가투소는 유로 2008을 기점으로 기량이 하락했고, 2008-09시즌에는 리그 12경기만을 출전하며 아쉬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다시 밀란의 주전으로 돌아왔지만 예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가투소는 결국 2011-12시즌 리그 6경기만을 출전했고, 스위스 리그의 FC 시옹으로 이적하며 밀란과 작별했다.

가투소는 2012-13시즌 시옹에서 27경기를 소화했고, 2013년 3월 시옹과 선수 겸 감독으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시즌이 끝난 후 경질됐다. 이후 팔레르모, OFI 크레테, 피사 등의 구단에서 감독 경험을 쌓은 가투소는 2017년 밀란에 유스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2017년 11월 밀란은 가투소를 1군 감독으로 선임하는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 가투소는 세도르프와 인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밀란 감독이 된 밀란 레전드로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가 했지만, 전임자인 몬텔라 감독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이며 2017-18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다.

가투소는 굉장히 수비적이었던 미드필더답게 공격포인트가 저조하다. 월드클래스 미드필더치고는 득점수가 상당히 적은데, 커리어 내내 리그에서 4골 이상 기록한 시즌이 전무할 정도다. 물론 ‘싸움소’라는 별명답게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가투소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가투소는 여러모로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과 인연이 있는 선수다. 가투소는 과거 아인트호벤에 있던 박지성과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난 후 “박지성은 정말 좋은 선수다. 이탈리아 어느 팀에서도 통할 수 있으며, ‘헌신’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선수다. 나와 비슷한 유형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웨인 루니는 2016년 영국 ‘풋볼 리퍼블릭’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로 동료였던 선수들 중에는 박지성, 동료가 아니었던 선수들 중에는 가투소를 뽑은 바 있다.

글=오승종 기자

그래픽=김병학 기자

사진=게티 이미지, 피파 온라인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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