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대구] 이명수 기자= 모처럼 대구가 축구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조현우 특수' 속에 대구는 12,925명의 유료관중을 불러모았고, 이에 조현우는 관중들의 재방문을 염원했다.

대구는 8일 오후 7시,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서울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초반 연속 2실점하며 서울에 끌려갔다. 하지만 집중력을 발휘하며 동점을 만들어냈고, 난타전끝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입장권을 사기 위해 축구팬들이 매표소 앞에서 긴 줄을 섰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대구로 돌아온 '대헤아' 조현우를 보기 위한 행렬이었다. 대구 구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조현우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조현우를 활용한 각종 머천다이징 상품과 이벤트를 준비해 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경기 초반, 대구는 서울의 공세에 완전히 밀렸다. 전반 11분만에 고요한의 크로스를 받은 조영욱이 완벽한 슈팅으로 대구의 골망을 갈랐다. 천하의 조현우도 손 쓸 수 없는 골이었다. 이어 전반 17분, 안델손이 추가골을 터트리며 잔칫집 분위기에 찬물을 부었다.

하지만 대구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반 36분, 에드가가 추격골을 기록했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세징야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2 동점을 기어코 만들어냈다. 

화끈한 공격축구 속에 조현우가 빛났다. 조현우에게 공이 향할 때마다 관중들은 함성을 내질렀다. 러시아 월드컵처럼 조현우라면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지됐다. 조현우 역시 전반 초반 2실점 이후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치며 대구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경기는 결국 2-2 무승부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12,925명의 유료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평소 대구 홈경기의 4배에 달하는 관중 숫자였다. 또한 대구와 서울은 서로 물러서지 않는 공격축구를 펼치며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조현우는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지만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무승부를 거둬 아쉽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팬들이 찾아주시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정말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월드컵 이후 조현우는 격세지감을 느꼈다. 월드컵에서의 맹활약 이후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 했고, 대구 시내를 걸어가면 누구나 알아보는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조현우는 대구FC에 누구보다 오랜 기간동안 몸담았기에 '반짝스타'가 아닌 팬들의 관심이 지속되기를 염원했다.

조현우는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 오늘보다 더 많은 관중들이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대구의 축구 열기가 올라왔다. 다음 홈경기에도 많은 관중들이 찾아 줄 것이라 본다. 올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믿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대구 안드레 감독의 생각 역시 같았다. 안드레 감독은 "조현우로 인해 많은 팬들이 홈경기를 찾아주셔서 큰 힘이 됐고, 끝까지 버티며 무승부를 거둔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면서 "조현우 뿐만 아니라 대구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대구가 앞으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한다"고 대구 시민들의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했다.

경기장을 찾은 12,925명의 관중들이 다시 대구 스타디움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면 재미있는 경기는 필수였다. 0-2의 스코어를 기어코 따라잡는 대구의 저력에 대구 시민들은 매료됐다. 조현우의 말처럼 대구의 축구 열기는 불이 붙었고, 많은 대구 시민들이 재방문을 기약하며 입가에 미소를 띈 채 경기장을 떠났다. 이는 K리그 흥행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전망이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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