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정지훈 기자= 흔히들 독일 축구 대표팀 걱정은 쓸데없다고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독일 대표팀은 월드컵 무대에서 초반 고전하더라도 이내 ‘토너먼트 최강자’의 위용을 뽐내며 4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쓸데없는 걱정일 수도 있겠지만 독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조별리그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독일은 이번 월드컵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배했고, 이는 1982년 알제리에 1-2로 패한 뒤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첫 경기 패배다. 첫 경기 무득점도 1978년 폴란드전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둔 이후 40년 만이다.

그만큼 독일에 첫 경기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독일은 월드컵 무대에서 초반 경기력은 좋지 않아도 승점은 차곡차곡 쌓은 팀이었고, 이내 토너먼트 최강자의 위용을 뽐냈다. 결과적으로 독일은 1982년부터 2014년까지 최소 8강에는 꾸준하게 이름을 올리며 ‘월드컵의 강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었고, 독일 대표팀 걱정은 쓸데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조금 분위기가 다르다. 첫 경기 멕시코에 패배한 이후 확 s달라진 독일을 기대했지만 스웨덴과 2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준 훈 간신히 승부를 뒤집었다. 만약 크로스의 극적인 결승골이 없었다면 독일은 진짜 '참사'를 맞이할 뻔했다.

스웨덴을 잡고 기사회생했지만 독일은 여전히 초조하다. 이미 자력으로는 16강 진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만약 한국을 잡지 못한다면 16강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독일 현지 언론에서는 독일 대표팀을 향한 우려를 보내고 있고, 팬들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독일 대표팀 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장기 집권’하고 있는 요하임 뢰브 감독의 리더십이 이번에는 흔들리고 있고, 독일 현지 내에서는 뢰브 감독의 전술이 너무 단순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산드로 바그너, 르로이 사네 등과 관련해서 잡음까지 나오고 있다.

‘내분설’에도 휩싸였다. 유럽 매체들은 독일 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멤버들과 2017년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멤버들 사이에 분열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후 독일의 캡틴 마누엘 노이어가 직접적으로 이를 부인하며 “우리는 원 팀이다”고 강조했지만 좋지 못한 경기력과 결과로 인해 ‘내분설’은 힘을 얻고 있다.

그래서 한국전이 더 중요해졌다. 그동안 월드컵에서는 우승국 징크스라는 것이 있었는데 현재까지는 독일도 이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독일이 월드컵의 강자라는 이미지를 되찾으려면 한국전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독일 대표팀 걱정은 쓸데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야 한다. 물론 한국에는 좋지 않은 일이지만 말이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