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정지훈 기자= 절치부심(切齒腐心).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인다는 뜻이다. 구자철과 김신욱이 그렇다. 스웨덴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승부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인상적이지 못해 많은 비난을 받았고, 이번 독일전을 ‘절치부심’ 기다리며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한국 축구의 투지는 살아났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아쉽게 패배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2연패와 함께 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독일이 스웨덴을 잡으면서 1%의 희망이 남았다.

경우의 수는 복잡하지 않다. 멕시코가 3차전에서 스웨덴을 일단 잡고, 한국이 독일을 2-0 이상으로 승리한다면 16강에 진출한다. 물론 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1%의 ‘작은 희망’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희망이 생긴 신태용호도 다시 뛴다. 비록 박주호와 기성용이 부상으로 독일전 출전이 어렵지만 신태용호 선수들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훈련에는 전날 선발 출전한 11명과 박주호를 제외한 홍철, 김승규, 고요한 등 11명의 선수들이 참가했고, 강한 비바람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훈련을 앞둔 홍철은 한국 취재진과 만나 “어떤 팀이든 패배를 하면 분위기가 좋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좋아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는 분위기다. 마지막 희망이 주어진 것은 우리들에게 좋은 소식인 것 같다. 독일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홍철은 “비행기가 뜨기 전에 독일과 스웨덴전의 결과를 들었다. 희망이 없었는데 작지만 희망이 생겼다. 상황이 저희나 독일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축구공은 둥글다. 못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응원해주신 팬들을 위해 똘똘 뭉쳐서 열심히 하겠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훈련의 핵심은 회복이었다. 전날 멕시코전에 선발 출전한 11명의 선수들은 그라운드가 아닌 실내 훈련장에서 회복에 집중했고, 부상으로 낙마한 박주호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홍철, 고요한, 김승규 등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 11명이 훈련장에 나와 강한 비바람이 치는 가운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훈련을 마친 11명의 선수들은 곧바로 팀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두 선수는 예외였다. 바로 김신욱과 구자철. 두 선수는 선수들이 버스에 오른 후에도 개인 러닝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독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거리가 떨어져있어서 두 선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두 선수의 얼굴에서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구자철과 김신욱이 절치부심하며 독일전을 기다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앞서 두 선수는 스웨덴전에서 선발 투입해 최선을 다했지만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지 못했다. 이후 두 선수는 멕시코전에서 결장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이제 독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구자철과 김신욱 모두 독일전 출전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일단 중원에서 기성용과 박주호가 부상으로 빠져있기 때문에 구자철이 다시 중원의 핵심 선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고, 김신욱 역시 독일의 높이를 공략하기 위해 선발이든, 후반 조커든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칼을 갈고 있는 구자철과 김신욱이다. 장대비와 추운 날씨에도 두 선수는 훈련장을 떠나지 않으며 독일전을 준비했고, 1%의 희망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사진=정지훈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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