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로스토프(러시아)] 정지훈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제 용맹했던 아시아의 호랑이가 돌아올 시간이고, 멕시코전에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를 상대한다.

# '배수의 진' 친 신태용호, 용맹한 호랑이처럼 싸워라!

로스토프는 ‘기회의 땅’이다. 비록 지난 스웨덴전에서는 ‘트릭’이라는 단어까지 쓰며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패배했지만 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멕시코와 독일과의 2경기가 남아 있다. 물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보기도 전에 포기한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축구 팬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물론 멕시코전에서 결과를 내며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베스트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한국 축구의 투지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월드컵 무대에서 엄청난 활동량과 투지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지난 브라질 대회와 이번 스웨덴전에서는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신 감독은 "승리할 생각은 100% 가지고 있다. 승리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분석을 잘했지만 멕시코는 강하다. 선수들이 준비한 것을 100% 쏟아낸다면 좋은 결과 가져올 것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다. 2차전 멕시코전에서는 배수의 진을 쳐서 결과를 가져오겠다"며 분위기 반전을 예고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의 투지가 살아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표팀 중원의 핵심 이재성도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패배는 아쉽지만 선수들이 모여 의지를 다졌고, 멕시코전에서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는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다"며 공격 축구로 멕시코와 맞불을 놓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 "준비는 완벽하다" 멕시코, 한국전서 총력전 예고

로테이션은 없었다. 외신에서는 멕시코가 한국전을 앞두고 로테이션을 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오소리오 감독은 "부상 선수들은 없고,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다. 우리의 모든 준비는 완벽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멕시코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앞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제압한 멕시코는 이날 승리하면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고, 독일과 스웨덴의 결과에 따라 16강을 확정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멕시코도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고, 1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치차리토, 벨라, 로사노, 라윤, 에레라, 과르다도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한국의 강점은 많은 선수들이 여러 포지션을 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감독의 전술이 계속 달라진다는 것이다. 가능한 포메이션은 3개 정도다. 3백도 사용한다"며 한국의 다양한 전술 변화를 주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를 기대하고 있다. 이것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것은 큰 도전 과제고, 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멕시코의 '캡틴' 안드레스 과르다도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한국전을 앞둔 소감으로 "우리가 독일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독일전의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정신력이 흔들리면 안 된다. 독일전 승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 승리로 인해 16강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독일을 이겼다고 더 많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우리의 적은 우리다. 여유가 없다. 독일전 승리는 좋지만 같은 정신력으로 싸워야 한다"며 강한 정신력을 요구했다.

# 신태용호, 플랜A인 4-4-2 포메이션 가동 유력

멕시코의 장점을 봉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멕시코는 수비에서 모레노와 아얄라가 인상적인 수비벽을 구축하고 있고, 좌우 측면 풀백인 살시도와 가야르도는 과감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한다. 중원에서는 과르다도와 에레라가 공수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고, 공격에서는 치차리토, 벨라, 로사노, 라윤이 변화무쌍한 스위치 플레이와 날카로운 역습을 주도한다.

한 마디로 빠르고 개인기술이 좋은 팀이다. 스웨덴전과는 확실히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스웨덴전에서는 스웨덴의 힘과 높이를 막기 위해 피지컬에서 장점을 보이는 김신욱, 구자철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면 이제는 멕시코의 민첩성과 속도를 막기 위해 다른 카드가 필요하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스웨덴전 승부수였던 4-3-3 포메이션은 실패로 돌아갔고, 3백에 대한 완성도는 여전히 불안하다. 결국 우리가 잘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플랜A인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것이 유력해졌다. 물론 약간의 변화와 라인업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신태용호의 강점인 강한 압박, 날카로운 역습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결국 이 선택지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 역시 "스웨덴과 멕시코는 확연하게 다르다. 우리도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 멕시코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할 것이고, 우리가 잘하는 것을 준비했다"고 답하며 플랜A를 사용할 것이라 시사했다.

# 스웨덴전 유효 슈팅 0개, 손흥민이 살아나야 한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역시 득점이다. 지난 스웨덴전에서는 손흥민, 구자철, 김신욱, 이재성, 황희찬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지만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고, 무기력하게 0-1로 패배했다.

공격력이 살아나야 한다. 결국 중요한 선수는 바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다.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몸값이 천억이 넘었고, 유럽 무대에서도 통하는 월드클래스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화끈한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손흥민은 신태용호 출범 이후 15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나름 제몫은 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득점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손흥민이 살아나야 신태용호의 공격력도 살아날 수 있다.

신태용 감독도 손흥민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다. 신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손흥민은 다들 아는 선수고, 아시아 최고의 선수다. 우리 팀 사정이 힘들다보니 1차전에서는 수비적으로 나섰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나 멕시코전에서는 손흥민 선수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아시아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믿음을 보여줬다.

# 멕시코전 이모저모: 무더운 날씨, 문재인 대통령

체력 싸움이 중요한 상황에서 변수는 로스토프의 무더운 날씨가 될 전망이다. 로스토프는 러시아 내에서도 남쪽에 위치에 있기에 한 낮에는 최고 35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도 무더운 날씨가 변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신 감독은 "무더운 날씨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생각보다 덥다. 베이스캠프인 상트와는 최고 15도 정도 차이가 날 때도 있다. 준비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경기가 열리는 오후 6시 정도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도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에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열리는 로스토프를 방문해 직접 경기를 관람하고, 경기 후에는 신태용호를 격려할 예정이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힘이 될 수 있고,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언론을 통해 들었다. 내부적으로 듣지는 못했다. 어떤 식으로 대표팀을 응원해 주실지 는 잘 모르겠다. 오셔서 선수들을 격려해주시는 것은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 한국vs멕시코, 예상 선발 명단

사진=게티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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